메르스 방역 구멍… 구급차 직원 잇단 감염

그간 병원 응급실 내부에 치중됐던 메르스 관리망이 허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응급실 바깥에서 환자들을 옮기는 민간 구급차 직원과 병원 이송 직원이 줄줄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메르스 확산 차단에 빨간불이 켜졌다.

메르스 최대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3일 부분폐쇄를 결정했다. 환자 이송을 돕던 병원 직원이 137번 환자로 확진되면서 재확산의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신규 환자의 외래와 입원, 응급실 진료가 제한되고, 응급상황 이외의 수술도 중단된다. 입원환자 방문 또한 제한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37번 환자는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와 접촉해 감염됐지만, 증상이 나타난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근무하면서 사람들과 접촉했다. 확인된 직간접 접촉자 수만 431명에 이른다. 환자 이송 직원이다 보니 응급실 내부 중심의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방역당국이 발표한 첫 4차 감염자도 메르스 환자를 이송한 70세의 민간 구급차 직원이다. 133번 환자로 확진된 이 남성은 지난 5-6일 76번 환자를 이송하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76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한 뒤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 응급실을 거쳤으며, 지난 10일 사망했다.

환자 이송 근무자들의 메르스 감염 위험은 이미 예고된 부분이다. 손장욱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3일 메르스 관련 긴급 기자 간담회에서 “119 구급대 등 증상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부분에서의 감염관리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등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산하의 119 구급대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메르스 대응에 취약한 민간 구급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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