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는 뇌… 무엇 때문?

사회생활을 하려면 항상 적당한 긴장감이 필요하다. 또 사회성과 연관이 있는 뇌 영역이 활성화돼야 한다. 휴식을 취할 때는 어떨까. 사회성을 관할하는 뇌 영역도 휴식을 취할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뇌는 쉴 때도 계속해서 사교활동을 대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LA캠퍼스 심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뇌는 휴식시간에도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소통을 이룰 준비를 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매튜 리버만 교수는 “뇌는 여가시간에도 사교활동이 가능하도록 시스템화돼 있다”며 “뇌의 사회성은 생물학적 기반을 바탕으로 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신경과학자들은 뇌의 일부 영역이 휴식기에 보다 잘 활성화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인간의 뇌를 스캔해본 결과, 휴식시간에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왜 쉬는 시간에 이처럼 뇌가 활성화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학술지 ‘인지신경과학저널(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에 이번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에 따르면 뇌는 휴식을 취하는 동안 다른 사람의 마음을 파악할 수 있는 준비를 한다. 이것이 휴식시간 뇌의 특정 영역이 활성화되는 이유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21명에게 캡션이 달린 사진들을 보여주고,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로 이들의 뇌 활동을 추적했다. 사진은 40장씩 총 3세트로 분류했다. 첫 번째 세트에는 사진 속 인물의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 캡션이 달려있었다. 가령 “지금 이 사람은 지루해하고 있다”거나 “자기 불신을 표현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두 번째 세트에는 사진 속 인물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행동을 묘사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 마지막 세 번째 세트에는 사진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간단한 수학공식과 숫자가 적혀있다.

그리고 실험참가자들에게 각 캡션이 사진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는지 판단하도록 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할 때 활성화됐던 뇌 영역이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캡션이 달린 사진을 볼 때도 활성화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행동묘사나 수학공식이 적힌 캡션이 달린 사진을 볼 때는 이 뇌 영역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 뇌 영역은 ‘배내측 전전두엽 피질’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뇌 부위는 휴식시간에 잘 활성화되는 성질이 있다. 또 이 뇌 영역이 활발하게 기능하는 사람일수록 캡션에 적힌 감정 상태를 잘 판단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 뇌 영역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잘 때도 활성화된다는 점에서 인간의 뇌는 쉬는 시간에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비를 하는 것으로 보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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