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페놀A 노출 산모, 비만-당뇨 위험

임신 중 비스페놀A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체중이 늘고,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는 폴리카보네이트(PC) 소재 플라스틱 병과 통조림 캔, 영수증 등을 만드는 데 널리 쓰이는 화학물질이다. 인체에 유입되면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스페놀A에 대한 임신 중 장기 노출의 영향을 밝히는 실험에는 임신한 쥐가 사용됐다. 스페인 연구진은 실험용 쥐를 세 그룹으로 나눠 9-16일간 각기 다른 양의 비스페놀A에 노출시켰다. 한 그룹은 10μg/kg, 또 한 그룹은 100μg/kg을 노출시켰고, 통제그룹은 노출시키지 않았다. 출산 후에는 주기적으로 설탕을 이용한 포도당 내성검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비스페놀A에 노출된 쥐들은 출산 4개월 후부터 포도당 과민증을 보였고, 6개월 뒤에는 두 시간 동안 혈당이 떨어지지 않았다. 7개월 후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관찰해보니 노출 그룹의 베타세포는 눈에 띄게 줄고 인슐린 분비도 활발하지 않았다. 통제그룹 쥐보다 체중도 3% 정도 무거웠다.

비스페놀A는 난소호르몬을 모방해 베타세포 활동을 방해하고, 인슐린 내성을 야기한다. 논문저자 중 한 명인 미겔에르난데스대학교의 앙헬 나달은 “이번 연구가 산모들이 비스페놀A 노출에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준다”며 “지속적으로 낮은 용량의 비스페놀A에 노출될 경우 당뇨병에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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