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한번, 내 ‘짝꿍’ 새우젓과 함께 만나요

 

정은지의 식탁식톡 (10) / 돼지고기

삼겹살에 소주? 캬~! 툭 하면 사람들은 뒷골목 삼겹살 집에 둘러앉아 ‘소크라테스가 배고픈 돼지 어쩌고 했네~’ 하더라구요. 불 판에 달궈지고 있는 제 몸을 뒤집으면서 웃기도, 울기도, 한숨 쉬기도 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저는 다른 인간사 희로애락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죠. 뭔가 속 깊은 이야기가 필요하면 제 앞에서 풀어놓는 일이 많지 않나요? 한국인이 사랑하는 이름, 저는 돼지고기입니다.

돼지고기라 하면 제일 먼저 삼겹살이 떠오르지요? 살과 지방이 보통 3겹으로 이뤄져 있는 부위로, 적당한 지방과 살 맛의 조화가 담백하여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듯 합니다. 기운 없을 때, 입맛 없을 때 몸보신이 필요하다 하여 가장 쉽게 찾아 먹는 것도 저의 육신, 돼지고기 아니던가요? 실제로 주 1회 이상 저를 찾는다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요즘에는 황사 덕에 제가 인기 아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제가 체내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에서지요. 이에 대해서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듣긴 했습니다. 저의 해독효과에 대해서라면 ‘돼지고기는 수은과 광물성 약물중독을 치료한다’고 동의보감에 기록돼 있고, 본초강목에는 ‘돼지기름이 곤충 독 등의 여러 간독을 해독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내용들이 미세먼지로 인한 체내 중금속 해독에도 같게 작용한다고는 정확히 말을 못하겠습니다. 전문가들의 입장이 다 다르다 보니 저마저도 헷갈린답니다. 그러나 단백질, 비타민, 셀레늄, 아연 등을 풍부히 함유하고 있어 영양학적인 면에서는 독소 배출 효과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 100g에는 티아민이라 불리는 비타민 B1이 0.4~0.6mg 들어 있습니다. 저의 경쟁친구 소고기의 비타민 B1 함유랑 0.07mg보다 약 10배나 많은 양이죠. 한국인 성인의 비타민 B1 일일 평균 필요량은 남성 1.0㎎ 여성 0.9㎎에 이릅니다. 권장섭취량은 평균섭취량의 120%에 이르는 양으로 각각 1.2㎎ 1.1㎎ 정도입니다.

저를 찾을 때, 사람들은 술을 같이 마시잖아요. 이 비타민 B1 때문에 사실 저는 알코올 섭취량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식품이긴 합니다. 술꾼들에게서 비타민 B1이 결핍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알코올이 비타민 B1의 흡수와 대사에 장애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마침 저를 술과 함께 마실 때는 어느 정도 비타민 B1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지요. 비타민 B1은 에너지 대사와 핵산 합성에 관여하여 신경 및 근육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람들에 중요한 영양적 성분 중 하나입니다. ‘삼겹살’ ‘돼지’ 먹고 힘을 내자는 얘기가 틀린 말이 아닌 셈이지요.

그런데 조심하긴 해야 해요. 칼로리가 보통이 아니거든요. 삼겹살에 소주 먹고 밥 한 공기까지 비우면 어디 보자! 삼겹살 1인분(662Kcal)에 소주 한 병(510Kcal), 공기밥 1공기(300Kcal)이니까 전체 열량이 1472Kcal에 이르게 됩니다. 하루 필요 열량 2000kcal의 3분의1을 섭취하는 꼴이죠.

칼로리와 더불어 많이들 걱정하는 제 육질 지방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립니다. 비계라면서 제 지방을 떼어내고 먹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저 돼지고기의 지방으로 말 할 것 같으면 소고기의 지방(자꾸 비교해서 소고기님 미안해요~)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스테아릭산(Stearic Acid) 함량은 낮은 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는 올레인산(Oleic Acid) 함량은 높습니다. 그렇다 해도 지방 과다가 좋은 것은 아니죠. 절 자주 먹으면 고지혈증, 협심증, 비만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람들의 지적, 저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어요.

저는 다른 고기에 비해 영양가가 높긴 하지만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위에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소화를 도우려면 새우젓을 곁들여보세요. 사람들은 제 육고기를 삶아 보쌈을 해먹을 때 새우젓을 얹혀 먹기도 하잖아요. 실제로 새우젓과 저는 궁합이 좋습니다. 새우젓의 발효과정에서 지방 분해효소인 리파아제(lipase)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기름진 돼지고기의 소화를 도와주죠. 지방분해효소가 부족해 돼지고기를 먹고 설사를 하는 사람이 새우젓을 함께 먹으면 설사를 막아줄지도 몰라요. 또한 제 누린내(굳이 밝히고 싶지 않은 그 냄새)가 싫다면, 표고버섯과 함께 드세요. 버섯의 섬유질이 특유의 돼지 누린내를 약화시켜주고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저 뿐 아니라 닭고기, 소고기, 생선 등을 요리할 때는 항상 조심하셔요. 엄청 센 고온에서 조리하다 보면 쉽게 타잖아요. 유해물질인 헤테로싸이클릭아민(Heterocyclic amines, HCAs)이 생성될 수 있으니 항상 조심 조심!! 이녀석은 국제암연구소에 의해 발암 우려물질로 규정된 무서운 물질입니다. 저를 구울 땐 200℃ 이하의 중간 불에서 자주 뒤집어주면서 익혀주시고, 탄 부분은 꼭 제거하고 먹어주세요.

 

삼겹살인 듯 삼겹살 아닌 삼겹살들?

모습은 삼겹살인데, 먹다 보니 이상한 삼겹살들 있지요? 정확한 삼겹살의 판별법 알려드릴게요. 대한양돈협회에 따르면 삼겹살은 먼저 근육층과 지방층의 모양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 진짜 삼겹살에 포함된 근육은 가늘고 긴 모양이지만, 유사삼겹살은 이 근육 부위가 굵고 길이가 짧습니다. 그러면 짧게 절단된 고기를 사는 경우에는 헷갈리겠지요? 이때는 삼겹살에 붙어있는 뼈로 확인해보세요. 일명 오돌뼈가 삼겹살 1/4정도의 지점에 위치해 있으면 삼겹살이라 할 수 있어요. 간혹 갈비살이 포함된 앞다리 살을 삼겹살로 파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 있는 오돌뼈는 흉골로서 거의 끝 쪽에 부착되어 있으니 이점 확인하세요.

적당 섭취 양과 주기는?

삼겹살 한번에 먹는데 1인분 200g 정도 하잖아요. 이렇게 소비하는 양을 고려하면 저는 2주에 1번 정도가 딱 좋습니다. 그래도 제가 너무 좋아 매주 1회 이상 삼겹살을 섭취할 경우에는 양을 줄여서 갖가지 채소와 곁들여 먹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에 가장 인기가 좋은 삼겹살은 제 전체 살코기의 18%에 불과합니다. 다른 부위의 살들은 남아도는데 삼겹살만 부족하다는 말 들어 보셨죠? 그러다 보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입 삼겹살은 항생제 문제를 안고 있잖아요. 항생제는 제 육살 속에서 대부분 없어지긴 하지만 삼겹살의 지방에 오랜 시간 축적돼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라도 수입산 삼겹살이라면 너무 자주 먹는 건 피해야겠죠? [그래픽=양희선]

식탁식톡 이전기사 보기

햄버거 편> “내가 쓰레기냐? 나도 때론 비싼 몸”

사과 편> 아침엔 금, 저녁엔 독? 밤낮 나를 사랑하세요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