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2가지 유형…그 중 하나만 악의적

 

알고 지내던 친구가 결혼을 잘 했거나 사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부러운 마음이 든다. 그런데 이처럼 잘 나가던 친구에게 작은 불운이 닥쳤다. 고소하다는 생각이 드는가? 아니면 친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인생 설계를 고민하게 되는가?

우리나라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브라질과 러시아에서는 ‘하얀 시기심’과 ‘검은 시기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독일과 영어권에서는 남의 불행에서 얻는 쾌감을 칭하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단어가 있다.

이 중에서 검은 시기심과 샤덴프로이데라는 표현은 단순한 질투나 시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잘나가는 친구가 얄미운 정도를 넘어 그 친구가 추락하는 모습을 보며 즐기는 태도를 의미한다.

유명 연예인이나 공직자가 종종 실수를 저질러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연민의 시선을 던지는 사람도 있고 잘못된 행동을 질타하는 사람도 있다. 상대의 실수 자체를 즐기고 고소해하는 사람인 것이다.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은 잘나가던 사람의 굴욕을 즐기는 샤덴프로이데라고 볼 수 있다.

학술지 ‘인지&감정(Cognition and Emotion)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시기심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악의적인 시기심’이고, 또 다른 하나는 ‘온화한 시기심’이다.

두 가지 유형 모두 나와 상대를 비교했을 때 상대가 더 낫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온화한 시기심을 가진 사람은 상대방의 성공에 포커스를 두고 어떻게 나도 이처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집중한다. 반면 악의적인 시기심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의 발전에 대한 고민보다 상대방이 잘못됐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연구팀에 따르면 악의적인 시기심은 샤덴프로이데에 속하지만 온화한 시기심은 그렇지 않다. 연구팀이 네덜란드인과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다.

실험참가자들은 우선 다른 사람이 성취한 것 중 자신이 부럽다고 생각하는 사례를 떠올렸다. 그리고 상대방의 성공에 대해 분한 감정이 드는지, 상대방이 작은 불운을 겪게 됐다고 가정하면 즐거운 기분이 드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응답했다.

그리고 연구팀이 실험참가자들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악의적인 시기심을 가진 사람들은 일관되게 샤덴프로이데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악의적인 시기심을 가진 사람들의 목표는 상대방이 피해를 입거나 곤란을 겪는 것”이라며 “질투의 대상에게 실질적으로 불운한 일이 생기면 긍정적인 감정이 촉발된다”고 말했다.

악의적인 시기심과 온화한 시기심을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번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은 두 유형의 시기심이 마음가짐과 태도에 있어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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