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없어 뭘 못하겠다는 사람에 진짜 없는 것

 

하던 일을 방해 받으면 누구나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특히 목표가 눈앞에 있을수록 방해물에 민감해진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나가야 할 산등성이가 많은 사람들보다 오히려 마음이 급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조급해하면 매순간 해야 할 다른 일들을 뒤로 미루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와 콜로라도대학교의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목표가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바쁘다는 생각 때문에 운동이나 친구 만나기 등 원래하기로 했던 다른 일들을 나중으로 미루게 된다.

연구팀은 공항에서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을 붙잡고 1분 정도 소요되는 설문조사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비행기 탑승구로 향하는 모노레일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탑승구에 도착해 비행기 출구가 열리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모노레일을 기다리는 승객들이 탑승구에 도착한 승객들보다 설문조사를 더 많이 거절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설문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은 시간적 여유가 없다기보다 심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설문에 응하지 않았다. 모노레일을 기다리는 승객들은 대체로 탑승구에 도착한 승객들보다 비행기를 타기까지 더 많은 여유시간이 남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설문에 응하지 않았다.

당장 모노레일을 타야 한다는 목표가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눈앞에 실행해야 하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초조해지고 조바심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사람은 실질적으로 시간에 쫓기고 있기 때문에 바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일을 마무리 지을 단계에 와있다는 생각 때문에 급박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눈앞에 있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방해물을 피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태도를 고수하면 항상 다른 일들은 뒤로 미루게 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연구팀은 “지금 당장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 때문에 오늘 하기로 한 운동을 뒤로 미룬다면 지금뿐 아니라 계속해서 뒤로 미루게 될 것”이라고 했다. 운동처럼 지금 해야 가치가 있는 일을 뒤로 미루면 내일, 다음주, 다음 달로 하염없이 미뤄지면서 결국 삶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소비자연구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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