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속 유화제, 장질환 등 유발 위험

 

가공식품에 흔히 들어있는 성분이 염증성 장질환이나 신진대사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공식품에는 서로 섞이지 않는 두 액체가 잘 혼합되도록 만드는 유화제가 들어있다. 성질이 서로 다른 두 물질이 뒤섞이면서 음식의 질감을 개선하고 유통기한을 늘리기 때문에 유화제를 첨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이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유화제가 소화관 내 박테리아 군집의 구성을 변화시켜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내 환경이 변하면서 염증이 일어나 궁극적으로 염증성 장질환이나 신진대사장애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을 포함한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소화관 전체 중 어느 부위에든 염증 병변이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대장과 소장을 연결하는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염증으로 인해 담관벽이 좁아지면 신장결석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크론병은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과는 달리 먹는 음식과는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음식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 궤양이 생기는 질환으로 크론병과는 달리 병변이 드문드문 나타나지 않고 한꺼번에 연결돼 나타난다. 항문 근처 직장에서 시작돼 안쪽 방향으로 병변이 확장되고, 혈액을 포함한 설사가 나타나며 장기적으로는 대장암으로 이어질 위험도가 높다.

신진대사장애는 물질대사 과정에서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발병 원인이 된다. 비만 관련 질환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유화제가 이와 같은 질환의 위험률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단 동물실험 결과가 사람에게도 언제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유화제가 사람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단 현대문명이 발전하면서 이와 같은 질병을 앓는 환자가 늘어난 것은 인공물질과 질병이 서로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브누아 연구원은 “일관된 인류 유전학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질환이 극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가령 음식에 든 인공 첨가물이 장내 박테리아를 바꿔 이런 질병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조지아주립대학 생물학과 앤드류 지워츠 연구원도 “이와 같은 현대 질환의 핵심은 장내 환경을 바꿔 염증을 일으킨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저널(Journal Nature)’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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