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내 퐁퐁… 술꾼에도 인기, 주근깨 아가씨

 

정은지의 식탁식톡 (5) / 딸기

톡톡 주근깨 박힌 얼굴에 빨갛게 분장했어요. 예쁘게 빛나도 되는 봄이 오고 있으니까요. 아직 수줍지만 지금이 인사하기 딱 좋을 때래요. 봄 마중하기 딱 좋은 때래요.

안녕하세요. 봄의 전령, 딸기에요.

겨울엔 먹기 어렵다며 ‘동지 때 개딸기’라는 속담이 있지만, 요즘 계절 따질 것 없이 단내 나는 저를 쉽게 찾을 수 있지요. 그런데 봄이 오기 전 늦겨울 딸기가 그렇게 맛이 좋다는 얘기 들어보셨어요? 요맘때 평균 당도는 100g 당 12.5브릭스(Brix)로 5,6월 봄철 딸기의 당도 10브릭스보다 높습니다. 농촌진흥청이 1,2월의 제철과일로 손꼽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제가 스스로를 과일이라고 하니까,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들 있죠? 채소 아니냐면서요. 제 친구 토마토도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혼란스러워 했었지요. 토마토는 이제 채소로 더 많이 인식되고 있는 듯 해요. 저는 아직 많은 측면에서 통상 과일로 보고 있다지만, 식물학적으로 ‘과채소’라 부르는 게 맞다 하더군요. 서양에서는 식물학적인 관점보다 실생활에서 저를 식사 음식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식 후 디저트로 이용한다고 해서 과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과일이면 어떠하리 채소면 어떠하리,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랑 받아 온 이 쪼매 난 몸에 영양 듬뿍이면 그만이죠. 제 안엔 100g당 수분 90%, 단백질 0.8%, 탄수화물 8.1%이며, 칼슘 28㎎, 철 0.8㎎, 비타민 C 60㎎ 들어 있습니다. 비타민 C함유량은 과일 중 최고라죠. 하루 5,6개만 먹어도 비타민 걱정 할 필요가 없답니다. 엽산도 127㎍이 함유돼 있어 임산부에게 특히 좋다지요. 칼로리는 100g 기준 27kcal로 저보다 길쭉하고 등치 좋은 바나나(93kcal)나 사과(57kcal)보다 낮아요.

 

어릴 때 새하얗던 제 얼굴은 자랄수록 빨개져요. 햇빛을 충분히 받으면서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과 라이코펜이 생성되는데, 이 녀석들이 불그레한 안면홍조의 주범이에요.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로부터 혈관을 보호하고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시각기능을 개선하는데도 효과가 있어요. 라이코펜은 면역력을 높여주는 든든한 친구에요. 노화와 치매,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주죠. 또 펙틴이라는 성분도 풍부해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유기산은 인체내의 젖산을 분해하여 피로를 회복시키고 식욕을 돋워준답니다.

이러한 항산화물질이 풍부해서 저는 술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참 좋은 과일인데요. 술로 인해 손상될 수 있는 위장의 내벽을 보호해 주기 때문입니다. 저 멀리 유럽국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와 이탈리아 마르케 폴리테크닉 대학교 공동 연구팀의 실험을 예로 들까요? 이들은 제가 사람의 위장보호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실험용 쥐에게 10일 동안 매일 딸기 추출물 먹이고, 이후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을 투입한 뒤 쥐의 위 상태를 관찰했습니다. 그랬더니 딸기를 먹은 쥐의 위 점막은 일반 쥐에 비해 훨씬 덜 손상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죠. 항산화작용 덕분인데요. 꾸준히 섭취하면 위 점막이 손상되면서 생기는 위궤양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전에 석류 군이 자기는 ‘미녀들에게 인기 많다’며 으스대며 자랑을 해댔는데요. 저또한 엘라직산(ellagic acid)이라는 성분이 풍부해서 사람들의 피부노화 예방에 탁월하답니다. 주름살이 생기는 것은 자외선에 의해 피부 콜라겐이 파괴되고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잖아요? 그런데 제 속의 엘라직산이 이 과정을 차단시켜 줍니다. (잔인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제 몸을 얇게 토막 내서 얼굴에 붙여놔도 주름 예방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엘라직산은 성분은 체내 독성을 무력화시키고, 체질의 산성화를 막아 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랍니다.

 

그러나 유의해야 할 사람들 있어요. 저는 당도가 높아서 많이 먹으면 어떤 사람들에겐 중성지방을 증가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칼륨 함량이 높아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요독증, 혈액투석 환자는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 하죠. 대한영양사협회에서는 저를 1회 10개씩 하루 2번으로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딸기’라는 제 귀여운 이름과 앙증맞은 모양 덕에 다양한 캐릭터들도 계속 쏟아져 나왔지요. 여러 디저트 카페에서는 저를 이용해 새콤달콤 식감과 알록달록 색감 요리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싱그러운 봄을 맞아 더 다채로운 제 모습을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을거에요. 지금, 딸기에 푹~ 빠지기 딱! 좋은 때래요.

이렇게 골라주세요

제 머리 부분의 꼭지가 진한 초록색을 띠는 것이 싱싱한 것입니다. 몸 빛깔은 선명하면서 꼭지 언저리까지 붉으면 잘 익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뤄주세요

꼭지는 따지 않은 채 소쿠리에 담아서 흐르는 물에 3,4번 헹궈 주세요. 헹굴 때는 소금이나 식초를 살짝 첨가해도 좋아요. 제 몸을 깨끗이 소독해주거든요. 30초 이상 물에 담그면 제 몸에 비타민 C가 물에 섞여 흘러 나온대요. 물에 씻고 난 후 꼭지를 제거 해 주세요.

이렇게 보관해주세요

저는 습도에 약하므로 밀봉하지 마세요. 곰팡이가 생겨나요. 종이상자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좋다. 금방 먹을 거면 꼭지가 있는 채로 비닐 랩을 씌워 냉장고에 보관해주세요. 1주일 전에

함께 먹으면 좋아요

저는 우유, 요구르트, 요거트 등과 같이 유제품과 맛과 영양의 궁합이 좋아요. 제 안의 비타민 C이 유제품의 칼슘과 철분을 잘 흡수해 준답니다. 딸기를 설탕에 찍어 먹는 사람들도 있던데요. 설탕은 저의 유기산과 비타민 B1을 파괴해 영양효율을 낮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달콤하지 않나요?

[그래픽 =엄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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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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