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도, 잔소리도 귀찮아” 오직 스마트폰?

명절의 대표적인 놀이인 윷놀이나 고스톱 인구가 10여년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틈만 나면 들여다보는 스마트폰이 명절 놀이문화도 바꿔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에게 작년(2014년) 설 명절에 가족 및 친지들과 어떤 놀이를 했는지 물은 결과, ‘윷놀이’가 32%, ‘고스톱’은 19%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54%)은 가족, 친지와 함께 한 놀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명절 놀이 경향은 최근 3년간 조사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06년 조사와 비교하면 ‘고스톱’을 했다는 비율이 42%에서 19%로, ‘윷놀이’를 했다는 비율은 38%에서 32%로 줄었다. 반면에 ‘가족과 놀이를 하지 않았다’는 비율은 39%에서 54%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가족 친지 등과 여럿이 함께 하는 집단 놀이보다는 담소나 TV 시청 등으로 명절을 보내는 가정이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명시되지 않았지만 특히 최근 일반화된 스마트폰이 명절 놀이문화도 바꿔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친지들과 어울려 웃음꽃을 피우며 윷놀이나 고스톱을 하기 보다는 혼자서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평소 일반 가정의 거실 풍경과 다름없다. 부모와 자식 간에 대화를 나누기 보다는 각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직장인 김민수(47)씨는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윳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면서 “시간만 나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주부 이소연(38) 씨도 “상을 차린 후 가족들을 부르면 모두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질 못하고 밥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아 큰소리를 낸 적이 많다”면서 “가족간의 대화가 단절되는 등 스마트폰이 식탁 문화도 바꿔놓은 것 같다”고 했다.

어번 설날에도 오랜만에 가족, 친지들이 모여도 대화보다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결혼해라” “취직은?” 등의 부담스런 이야기보다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이 마음 편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이현아 교수는 “우리나라는 식사 시간이 짧은데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밥상에서의 대화가 더 줄었다”며 “가족이 공통의 관심사를 대화 주제로 만들어 이를 함께 나누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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