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난 고추, 아이에 어떻게 설명할까

 

성교육이 흔한 시대이지만 정작 우리 아이가 ‘야동’(야한 동영상)에 대해 물으면 곤혹스러워진다. 컴퓨터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야동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게다가 뉴스에서는 성추행, 성폭행 등 무서운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단어들을 우리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까?

야한 영상이나 뉴스가 넘치는 시기에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길러야 할까? 성폭행 등 무서운 이야기들로부터 우리 아이의 마음과 몸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성과학연구소에서 조사한 결과 어릴 때 성에 대해 올바른 생각을 갖는 것이 어른이 될 때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성에 대해 바르게 배우면 어른이 되어서도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생긴다는 것이다.

성에 대한 아이의 돌발 질문에 의외로 ‘정답’을 찾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다. 성교육 지침서는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실전용’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엄마 아빠와 함께 읽으며 올바른 성이 무엇인지 배우는 책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로 유명한 이윤수 박사가 지은 ‘고추 박사’(중앙출판사)가 그 것이다.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성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로 풀어놓은 초등학교 저학년용 성 교육서다. 부모들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도 예시해 놓은 게 특징이다.

‘고추가 덜렁’ ‘머리카락 난 고추’ ‘고추를 만지면 이상해요’ 등 단락 마다 우리 아이들의 용어를 써가며 알기 쉽게 성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럴 때 아직도 “쪼그만 게 벌써 그런 걸 물어?” “크면 다 알게 돼” 하고 얼버무리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들은 이런 부모의 태도를 통해 ‘무언가 잘못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성이란 부모에게 물어보면 절대로 안 되는 것이고 감추어진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스스로 입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성에 대한 질문에 부모가 자연스럽게 답변을 하다보면 아이는 부모에게 신뢰를 갖게 되고, 성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궁금증이 생기더라도 1차적으로 부모를 찾게 된다. 따라서 부모들은 일단 자주 받을 수 있는 질문의 답을 평소에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 당신은 다음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요?

– (성행위 장면을 가리키며) 왜 이렇게 하는 거예요?

– 엄마, 나는 친구(남자 또는 여자)와 왜 달라요?

– 아빠, 이 부분의 이름이 뭐예요?

– 고추를 자주 만지면 안 되나요?

이윤수 박사는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 텔레비전, 영화,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통해 성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면서 “아이가 성에 대해 질문했을 때 ‘넌 어려서 몰라’하며 무시하지 말고, 아는 데까지 설명해 주면 아이는 알아서 이해되는 부분까지만 듣게 된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고 모방도 잘하지만 바로 싫증을 내기도 한다”면서 “평소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면 아이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부모가 원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연스럽게 성교육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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