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벌린 입술… 다리 사이엔 신의 황금 물결

 

배정원의 Sex in Art(2)

황금빛과 보랏빛의 강렬한 조화 속에 비스듬히 누워 잠에 빠진, 풍성한 붉은 머리의 젊은 여자. 두 뺨은 옅은 홍조로 물들고, 입은 반쯤 열려 있어, 곧 그 입에서 아찔한 신음소리가 나지막이 흘러나올 것만 같다. 풍만한 엉덩이는 태아의 자세로 몸을 구부리고 있어 더욱 눈길을 사로잡고, 건강한 다리 사이로는 금빛으로 반짝거리는 물줄기가 흘러들고 있다.

구스타브 클림트의 ‘다나에’ 앞에 섰을 때의 황홀한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여성의 엉덩이는 성기의 연장이라고도 할 수 있어 다나에의 엉덩이에서는 강한 생식력이 전해온다. 더 설명하지 않아도 이 그림은 섹시하고 감각적이며, 상징적이다.

구스타브 클림트(Gustav Klimt,1862~1918)는 수수께끼의 화가다. 자신의 작품을 한 번도 설명한 적도 없고 인터뷰조차 하지 않았다.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자유주의자였으며 세상을 떠난 지 50년 뒤 더욱 매력적인 화가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클림트는 귀금속 공예가이며 조각가인 아버지와 오페라 가수였던 어머니에게서 예술적 재능을 물려받았다. 그림 속 황금빛 조형들은 어린 시절부터 접한 아버지의 귀금속 공예에서 영감을 얻은 듯하다. 클림트는 동지이자 동생이었던 에른스트가 죽은 뒤 한동안 붓을 놓았다가 다시 캔버스 앞에 선다. 1907~1908년 상징과 알레고리를 통해 현실을 풍자하고, 인간의 운명을 암시하는 ‘상징주의 그림’을 그렸는데 이 시기를 ‘황금시기’라고 부른다. ‘다나에’는 황금시기의 작품으로 유명한 ‘ 키스’ ‘유디트’도 이 무렵 탄생했다.

그림의 주인공 ‘다나에’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로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스의 딸이다. 절세미인이었던 다나에 공주는 나중에 자신의 아기가 할아버지인 아크리시오스 왕을 죽일 것이라는 신탁 때문에 청동탑에 갇힌다. 청동탑의 공주! 서양의 아버지들은 왜 그리 딸들을 탑에 가두는 것을 좋아했는지!

그런데 천하의 바람둥이 신 제우스가 어쩌다 탑 속에 갇힌 그녀를 보고 말았다. 제우스는 다나에에게 반해 금빛 비로 변해서 그녀와 관계를 맺는다. 다나에는 단 한 번의 관계로 임신해 영웅 페르세우스를 낳게 된다. 페르세우스는 한번 얼굴을 보면 돌로 변한다는 괴물 메두사의 목을 벤 그 영웅. 신탁대로 원반을 던져 할아버지를 죽인다.

이 그림 다나에는 신과의 한 번의 섹스를 나누는 장면을 그린, ‘신성 침해 작품’이다. 그림은 클림트의 상징주의 작풍에 따라 여러 각도의 해석을 낳는다. 사람과의 관계였다면 얼굴을 찡그리고 입을 벌린 채 환희에 떠는 오르가슴 장면이겠지만, 그림 속 다나에는 그저 혼곤하게 잠에 취한 듯, 황홀한 꿈을 꾸는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차마 눈을 뜨지도 못하고, 입술도 수줍게 반쯤 벌어졌지만, 다리도 모으고 있고, 길고 섬세한 손가락들은 이불깃 같은 것을 움켜쥐고 있다. 누군가는 이것을 남자의 성기를 쥐고 있는 모습이라 해석하지만 여자들이 성적 쾌감을 느끼면, 이불깃을 모아 잡는 것과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오르가슴은 여자에게 극치감을 선사하지만, 생식에도 커다란 기여를 하기에 다나에 역시 이 한 번의 관계로 영웅을 임신한다. 그녀의 다리 사이로 흘러들어가는 거대한 빛의 흐름, 이것은 두 번 보지 않아도 신의 정액이며 정자일 것이다.

남자의 정자는 인체에서 몸 밖을 나와 자기 힘으로 이동하며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난자를 만나면 뚫고 들어갈 효소를 가득 채운 머리와 중간체, 그리고 빠르게 앞으로 직진하는 헤엄치는 꼬리를 가졌다. 정자는 고환을 나와 부고환을 통과하면서 수영을 배우고, 나올 때는 스피드를 즐기는 작은 ‘악동’으로 변신한다.

남자는 14살이 되면 정자를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남자는 나이와 큰 상관없이 건강만 유지하면 정자를 만들어 내는 공장으로서의 역할에 매진하게 된다. 정액은 전립선액, 정랑액등이 합쳐져 만들어진다. 정액의 5~10%가 정자이다. 남자가 한번 사정하는 정액의 양은 2~6cc, 찻숟가락으로 한 술 정도이며 그 안에 4,000~ 6억 개의 정자가 있다. 따라서 포르노에서 여성의 상반신을 다 적시는 것 같은 양의 정액은 다 가짜다.

생명을 만들어 내는 데, 가장 적극적인 존재라 할 수 있는 정자를 황금빛으로 그려낸 클림트의 상상력이 놀랍다. 누군가는 “인간이 아니라 신의 정자였기 때문에 황금빛으로 그린 것이 라”했지만 나는 소우주라 할 하나의 생명을 만들어 낼 환희를 품은 생명의 물줄기였기에 황금빛으로 물들였을 거라 생각한다.

거대한 황금 물줄기로 흘러드는 신의 정액을 몸으로 받고 있는 아름답고 순결한 다나에! 그녀는 다정하고, 따스하며, 또 뜨겁고, 황홀한 그래서 깨고 싶지 않은 꿈을 지금도 꾸고 있는 듯 보인다.

 

 

글 : 배정원

(성전문가, 애정생활 코치,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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