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신뢰 종교인도 싫어하는 건 진화론 &…

 

종교를 독실하게 믿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반신반의하면서 종교 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또 종교를 전면 부정하거나 유신론과 무신론을 모두 배격하는 불가지론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도 있다.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는 과학을 깊게 신뢰하는 반면 종교인은 과학을 불신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종교인들의 상당수도 과학에 호의적인 편이다.

미국 애번즈빌대학교 사회학과 연구팀은 독실한 종교인이면서도 과학의 실용적 측면을 지지하는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단 이들은 특정 과학 이론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이 대학의 티모시 L. 오브라이언 교수는 “과학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현대 과학기술의 실용성을 유용하게 생각하는 종교인들이 잘 정착된 특정 과학 이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관점을 보인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과 종교 모두에 호의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탈세속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비교적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라며 “사회과학자들은 교육적 수준이 높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며 과학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가진 사람이 종교적인 독실함까지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연구결과였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사람들은 지질학, 방사능학, 행성운동 등의 과학 이론을 잘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였다”며 “반면 진화론과 빅뱅이론에 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교수팀은 종교와 과학을 기준으로 종교인을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우선 탈세속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은 전체 종교인의 21%로, 이들은 종교와 과학의 가치를 모두 높게 산다. 단 진화론과 관련한 과학은 거부하는 경향이 강했다.

또 전통주의적 관점을 고수하는 43%의 종교인들은 과학보다 종교를 중시했고, 현대적 관점을 가진 36%는 종교보다 과학을 더 신뢰했다.

탈세속적인 관점을 가진 종교인의 90% 이상이 현대 과학 이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오직 6%만이 빅뱅이론을 신뢰했고, 3%만이 진화론에 동의했다. 또 전통주의적 관점이나 현대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보다 탈세속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종교적 소속감을 보다 강하게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독실한 종교인들이 비교적 과학을 신뢰한다는 점, 그리고 인간의 기원과 우주의 탄생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설명을 철저히 거부한다는 점을 흥미롭게 여겼다. 이번 연구는 ‘미국사회학리뷰(American Sociological Review)저널’ 2월호에 실린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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