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한 개가 가른, 너무 다른 두 인생

 

정신과 의사의 좋은 아빠 도전하기(5)

“내가 네 살 무렵의 일이었네. 나는 어떤 실험에 참가했었지. 그 실험은 내 또래의 아이들을 한 명씩 각기 다른 방에 배치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어. 혼자 남겨진 그 방에서 잠시 두리번거리며 기다리고 있자니, 이윽고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한 아가씨가 들어와 내 앞에 마시멜로를 한 개 놓더군.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네. ‘이제 나는 밖에 나갔다가 15분 후에 다시 돌아올 것이란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탁자 위에 놓아둔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는다면, 상으로 마시멜로를 한 개 더 주도록 할게.’ 나는 마시멜로를 처음 보는 순간부터 입 안에 침이 고이면서 먹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지. 하지만 어쨌던 그 아가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의 초반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실험은 만족지연능력을 평가하는 실험으로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시행된 유명한 실험입니다. 4살짜리 아이들에게 15분동안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한 개 더 준다는 제안을 합니다. 결과적으로15분동안 기다리는 아이들과 기다리지 못하고 먹어버린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을 잘 기록해 두었다가, 10년 후에 그 아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추적 관찰했습니다.

10년 후에 두 그룹의 아이들은 너무도 다른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15분을 기다린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서 SAT 점수가 100점 이상 높았고, 학생 회장 등 리더십을 발휘하는 위치에 있었으며, 문제가 발생했을 시 대처능력(coping skill) 도 높았습니다.

지금 당장의 작은 만족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은 좀 고통스럽더라도 미래의 큰 만족을 위해서 현재의 만족을 보류할 것인가? 이 문제는 인생에서 항상 고민해야 하는 영원한 숙제입니다. 미래의 큰 만족을 위해 현재의 작은 만족을 잠시 보류할 수 있다는 ‘만족지연능력’은 단지 15분을 기다리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어버리느냐 아니면 기다리느냐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생 동안 한 인간의 성공 여부를 좌지우지하는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 4세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먹느냐 아니면 기다리냐”의 문제로 갈등을 합니다.

△ 학생들은 “지금 당장 나가 놀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느냐, 아니면 참고 공부해서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느냐”를 두고 고민을 합니다.

△ 신입사원들은 “오늘 저녁 칼퇴근 해서 애인과 데이트를 하느냐, 아니면 밤늦게까지 일과 씨름을 해서 상사의 인정을 받느냐”를 두고 고민을 합니다.

△ 결혼한 신혼부부는 “카드 빚을 내서 좋은 차를 하나 뽑느냐, 아니면 열심히 돈을 모아 나중에 내 집장만을 하느냐”를 두고 고민을 합니다.

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돈이 남으면 금에 투자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 때는 짐로저스 블로그를 열심히 보다가 농산물 펀드에 투자를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이 떨어졌을 때 주식을 사기도 해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익을 본 곳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MBA 를 수료했다고 나름 경제 정보를 관심 있게 찾아보고 공부한다고 하지만 투자 실적은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앞으로도 꾸준히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지금 당장 외제차를 사고 싶고, 아내에게 명품 가방을 사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당장의 마시멜로 한 개 보다는 투자를 통해 미래의 큰 만족을 추구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 잡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소아청소년 상담 클리닉에는 게임 중독 아이들이 어머니 손에 끌려 많이 방문합니다. 이 아이들은 당장의 마시멜로 한 개를 먹어버리는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이 만족 지연 능력입니다.

게임 대신 공부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저 역시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반드시 공부를 잘 해야 한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만족지연능력입니다. 소녀시대나 다른 아이돌 스타들은 미래의 큰 만족을 위해서 현재의 고통스러운 훈련의 시간을 거쳐 탄생됐습니다. 공부가 아니라 장사를 하더라도 만족 지연 능력이 있어야 성공을 할 수 있습니다.

만족지연능력을 가르치기 위한 방법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세뱃돈을 받으면, 바로 다른 무엇에 쓰지 않고 투자상품에 투자하도록 하면 이자가 늘어나는 기쁨을 느끼게 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노력 끝에 성공하는 경험을 느끼게 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부보다는 운동이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만족지연 능력을 가르치기 좋은 운동은 테니스, 골프, 아이스하키 등이 있습니다. 매일 연습해도 그 자리인 듯 하지만 수개월이 지나 문득 자신의 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운동입니다. 아무리 체격이 좋고 운동신경이 좋은 아이들이라도 구력이 짧으면, 수년 이상 꾸준히 레슨을 받고 노력해 온 아이들을 죽었다 깨어나도 이기기 어려운 운동입니다. 노력을 배반하지 않은 운동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노력 끝에 오는 성공의 달콤한 경험을 맛볼 수 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유산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삽니다. 우리가 내 집 마련에 너무 고생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집 하나 정도는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어렴풋한 부담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만족지연능력이 없는 아이들은 유산을 물려주어도 이를 관리하고 불려나가는 법을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쉽게 탕진해 버리기 쉽습니다. 반면 만족지연능력을 가진 아이들은 작은 유산을 주더라도 이를 관리하고 불려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돈 수억 물려주는 것 보다 만족지연능력을 가르쳐 주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유산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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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두 아이는 어떻게 반장이 됐나

(2) ‘우리 아들 똑똑해’ 이 말에 담긴 위험

(3) 귀한 내 아이, 칭찬거리 없으면 ‘아부’라도

(4) 학교선 못 배우는, 내 아이에게 가르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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