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남자, 금성 여자? 남녀 심리 큰 차이 없다

남성과 여성을 생물학적으로 구분하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신체가 아닌 심리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어떨까. 남자와 남성성, 여자와 여성성을 각각 묶어 명료하게 분류할 수 있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심리적 특성은 남녀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감성적이고 섬세하며 꼼꼼하고, 남성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이 있다. 이는 사실일까.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심리학과 즐라탄 크리전 교수팀에 따르면 이러한 고정관념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클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부풀려진 결과물이며 남녀의 심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크리전 교수팀은 성별에 따라 심리적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메타-종합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자료에는 1천200만 명 이상의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

‘미국심리학자(American Psychologist)저널’에 이번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은 위험을 감수하는 성향, 직무 스트레스, 도덕성 등과 같은 심리적 특성에 따라 여성과 남성의 성향을 비교해보았다.

그 결과, 심리적 특성 중 75% 이상에서 남성과 여성이 80% 이상의 공통분모가 있음이 드러났다. 남녀의 심리적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크리전 교수는 “심리적 속성과 관련해서는 남성과 여성이 별반 다르지 않다”며 “지능과 같은 인지 영역, 성격과 같은 사회적 인격 영역, 삶의 만족도와 같은 행복 영역을 불문하고 모두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나이와도 무관했다. 나이를 먹는 과정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심리적 특성은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단 젠더 고정관념에 일부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 남성은 좀 더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반면 여성은 동료와의 애착이 강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는 근본적인 남녀의 차이라기보다 태어났을 때부터 성별에 따라 부여되는 사회적 학습 결과일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이 이처럼 심리적으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각각 화성과 금성에서 온 존재로 구분되는 걸까. 크리전 교수에 따르면 극단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기준으로 과대평가하는 경향 때문이다.

크리전 교수는 “가령 남성과 여성의 공격성을 감옥에 수감된 사람들의 비율로 평가한다면 당연히 남성이 훨씬 과격한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처럼 극단적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사람들을 평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즉 극단적인 상황을 일반적인 남녀에게 적용하는 것은 잘못된 성차 분별법이라는 것이다. 결국 심리적 속성은 성별에 따른 차이보다 개인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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