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감적인 속살… 의서도 인정한 ‘으뜸’ 식품

 

식탁식톡 (2) / 굴

 

저는 짠 내 나는 갯바위에 딱 붙어 오랜 시간 봉오리 맺은 ‘돌꽃(석화)’, 굴입니다. 딱딱한 석회질 껍데기 안에 뽀얗고 부드러우면서도 육감적인 속살이 제 매력이지요. 겨울철 11월에서 2월 사이, 특히 이맘때쯤 맛도 영양도 최고인 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다의 우유’라는 유명세 맞게 피부 자랑 먼저 하겠습니다. 예부터 ‘배 타는 어부 딸은 얼굴이 까맣고, 굴 따는 어부 딸은 하얗다’라고 했다지요. 비타민 A, B1, B2, C를 비롯해 각종 미네랄 성분이 피부 결을 곱게 하고 얼굴색을 환하게 만들어 주는 게 이렇게 소문난 모양입니다.

우유에 견주는 것은 꼭 하얀 피부 때문만은 아닙니다. 칼슘의 풍부함도 우유 못지 않기 때문이죠. 칼슘이 100g당 84%정도 함유하고 있어 뼈 건강과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아연도 풍부해 사람들의 면역시스템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을 주죠.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제격입니다. 저를 8개만 먹어도 하루 필요 철분섭취량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악성빈혈 예방에 좋은 비타민 B12도 풍부할 뿐 아니라 무기질, 마그네슘, 요오드 등 각종 영양소도 제 안에 푼푼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 받아온 이유, 끄덕여지시나요? 고대 로마 황제들의 위엄을 지키는 식탁 위엔 제가 늘 빠지지 않았죠.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도 저를 굳이 찾아 먹곤 했습니다. 미인의 대명사 클레오파트라는 식탁에 제가 없으면 숟갈을 들지 않았다 하고,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는 아침에 일어나면 저를 50개나 먹고 하루를 시작했다나 뭐라나.

사람들은 몸이 지치면 체내 저장돼 있던 글리코겐이 고갈되면서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지요? 저는 글리코겐을 비롯한 많은 영양소들 덕에 활동량이 많은 사람들에 영양을 보충해주는 최고의 식품으로 꼽혀 왔습니다. 식약처 식품안전정보원에 따르면 저는 항산화 효소의 구성성분인 셀레늄도 풍부합니다. 체내 세포 기능의 활성화와 더불어 중금속 해독에도 제가 한 몫 합니다.

특별히 요리할 것 없이 속살 그대로 날로 먹는 게 가장 좋다지만, 저 그렇게 호락호락한 어패류 아닙니다. 조직이 연해서 보관, 관리하기가 좀 까다롭습니다. 껍질째 통굴로 보관 할 때는 10℃ 이하에서 보관하고, 채취한 날로부터 1주일을 넘기지 않도록 합니다. 속살로만 보관할 때에는 10℃ 이하의 바닷물에 담그고, 빠른 시일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5~6일을 넘기게 되면 쉽게 부패합니다.

최근 저를 먹다가 탈이 났다는 사람들 많이 보셨죠? 유통상 문제가 생겼거나 보관상 문제로 살짝 ‘맛이 간’걸 먹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철에 아무리 신선한 저라도 유통 보관 과정에서 잘못되면 이 녀석에겐 이길 수가 없습니다. 바로 노로 바이러스! 이 무시무시한 녀석이 사람들에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이죠. 그래서 미국 공익과학센터는 저를 ‘조심해서 먹어야 할 음식’ 4위로 선정하기도 했죠.

이렇게 골라 주세요
신선도를 점검하고, 되도록 살아 있는 것을 고르도록 합니다. 껍질을 깐 속살만을 고를 때에는 빛깔이 밝고 선명한 유백색이며 광택과 탄력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살을 둘러 싼 테두리의 검은 부분의 색도 짙고 선명한 게 좋습니다. 간혹 오래 된 상태의 굴을 소금물에 불려 일시적으로 싱싱하게 보이도록 해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굴은 빛깔이 희끄무레하므로 잘 살피고 구입하셔야 합니다.

이건 자랑할 만 해요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저를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바다 어물 중에서 가장 귀한 것’이라고요. 식용뿐 아니라, 단단한 껍데기를 불에 구운 후 곱게 가루를 내어 출혈 외상에 바르면 지혈을 하는데도 좋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껍데기는 또한 탄산칼슘 성분으로 이뤄져 있어 탈취와 살균에도 효과적이지요.

약재를 다루는 의서에는 ‘최고다’ ‘제일이다’ 등의 최상급을 쓰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요, 저! 굴에 대해서만 특별히 ‘으뜸 최(最)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자랑할 만 하지요?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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