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성형수술, 인생 망쳤다” 중국 ‘시끌’

 

“한중 합작 TV 프로그램에 참가해 무료로 성형수술을 받은 것이 제 꿈을 꺾을 줄은… 사흘 동안 두 번 온몸을 마취하고 7종류의 수술을 받았어요. 지금 제 얼굴… 광대뼈는 짝짝이가 됐고 코는 휘었어요. 턱은 주걱턱에다 입 주변 신경이 마비됐습니다. 연예인으로 성공하려 했는데…” -진위쿤, 산시성(山西省) 출신의 연기자

“2013년 가을 한국에서 15만 위안(약 2600만 원)을 들여 코와 이마 성형 수술을 받았어요. 수술 부작용으로 7만5000 위안(약 1300만원)을 더 내고 재수술을 받으며 병원 권유로 얼굴 볼 부분의 리프팅 수술과 레이저 지방 흡입술을 받았어요. 입술 부근이 아프고 마비돼 고통 받고 있어요. 광대뼈는 튀어나왔고 눈 꼬리엔 없던 흉터가 생겼어요. 턱은 짝짝이가 됐고…” -미위엔위엔, 저장성(浙江省) 출신 여성

“패션 사업을 하다가 한국어 통역사의 권유로 15만 위안을 들여 코와 턱 성형수술을 받았는데 담당 의사가 입술 부분 조직을 잘라내는 바람에 40만 위안을 더 내고 재수술에 재재수술을 되풀이했습니다. 사업도 접고, 돈도 사람도 다 떠나보내야 했어요.” -천이리, 광둥성(廣東省) 출신 여성 사업가

지난 11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廣州)병원에서 열린 ‘한국 성형수술 피해 고발 기자회견’이 중국인의 ‘반한 감정’에 불을 지피고 있다. 언론은 앞 다퉈 ‘한국 성형관광’의 문제점을 보도했고 중국 네티즌들은 반한 감정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 여성은 기자회견에서 “의사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수술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병원에서 위협과 모욕적 언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병상련의 환자 40여명과 함께 대응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인터넷 언론들은 이들의 주장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런민일보의 인터넷 신문사인 런민넷에서는 “중국 여성들이 한국에서 성형수술로 얼굴을 받고 인권 유린까지?‘란 제목으로 기자회견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고,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피닉스 뉴미디어가 운영하는 ’아이펑닷컴‘은 ”한국성형실패 3명의 여성 얼굴이 비뚤어지고 타국에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다“란 제목으로 이를 보도했다.

장쑤성(江蘇省) 공공채널의 ‘있는 대로 말한다’라는 프로그램에서 ‘타국에서 성형하는 아픔: 한국은 성형 천국이 아니다’는 코너를 통해 한국 성형관광의 문제점을 파헤쳤다. QQ신문의 텐센트 통신은 “산시성 여성이 한국에서 성형수술로 얼굴을 망치다-하루만에 12개의 수술 받고 1개도 성공하지 못하다”라 제목으로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며칠 동안 갑론을박하면서 수많은 의견을 쏟아냈다. 중국에서 ‘럭서리 족’을 뜻하는 라셔주(辣奢族)에 대해 꾸짖거나 비아냥대는 목소리와 한국인을 폄하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중국 인터넷 검색사이트 사이나닷컴의 여론 마당인 ‘최신평론’에는 “한국인들은 좋은 사람이 하나도 없고 세상에서 제일 체면을 모르는 사람인데 그런 것들에 미혹돼 제 발로 가다니 자업자득,” “이게 한류 팬의 결말,” “한국에서는 합법적 큰 병원에 가라. 개인 병원이나 투자 설립병원에는 가지 마라” 등의 댓글로 도배됐다.

국내 의료계에서는 “정부에서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의료관광을 부추기고 국내 성형외과가 큰손 중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열경쟁을 벌이면서 이미 예견된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며 ‘올 것이 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던 불법성형브로커들의 성행을 막지 못한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권영대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윤리이사는 “몇 년 전 부터 정부에서 의료관광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실제 의료관광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했지 그 후에 예견된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의료관광에서 불법 브로커 개입만 법적으로 강력히 단속했더라도 상황의 심각함이 이렇게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실제로 이번 기자회견의 피해여성 중 한 명은 불법의료기관에서 수술 받았고, 두 명은 비정상적 절차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대 이사는 “성형부작용 피해나 윤리적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정부에서 규제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가령 한국관광공사진흥원, 한국소비자원 등의 국가 기관에서는 중국 환자들의 피해 민원을 처리할 창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해외의료관광으로 인한 피해 사례와 민원을 취합하여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줄 수 있는 인력이 배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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