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중재원, 신해철 사망 의료과실 인정

 

의료분쟁 심사기구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신해철 씨 사망사건에 대한 스카이병원의 의료과실을 인정했다. 해당 병원의 과실을 부정했다는 논란을 빚은 대한의사협회 역시 표현에 신중을 기한 것일 뿐 의료과실을 인정한 것은 동일하다는 입장이다.

중재원은 최근 서울 송파경찰서에 신 씨의 사망 건에 대한 감정서를 전달했다. 이 감정서에는 신 씨의 수술을 담당한 의료진이 장천공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후속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했기 때문에 의료과실을 범했다는 감정 결과가 담겨 있다.

환자의 퇴원을 저지하고 경과를 관찰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중재원에 따르면 장유착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가슴통증이 발생하는 일은 드물다. 신 씨가 가슴통증을 호소했을 때 병원이 곧바로 원인 규명에 들어갔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또 장유착수술 이틀 후 시행한 흉부·복부 영상검사와 혈액검사에서 종격동기종 및 심낭기종의 소견과 백혈구증다증이 관찰됐을 때에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심낭천공을 발견하는 기회를 놓쳤다.

신 씨의 사망원인은 ‘복막염으로 인한 패혈증 및 심장압전 등으로 인한 허혈성 뇌손상’에 있는 것으로 보았다. 위축소 수술을 부인한 스카이병원 강모 원장의 주장과 달리 부분적으로 위축소 수술의 흔적도 보인다는 것이 중재원의 감정결과다.

중재원이 의료과실을 인정하자 앞서 발표된 의협의 감정결과가 재차 논란을 빚었다. 지난달 30일 의협은 천공은 장유착수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기 때문에 의료과실로 단정할 수는 없으나 후속 조치는 미흡했다는 의료감정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은 15일 “의료인의 과실을 부정했다거나 중재원의 결과와 상반되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의협은 의료인의 과실을 일정 부분 명확하게 인정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심낭 천공은 수술 도중에 생겼고, 소장에 난 천공도 수술 후 3일 이전에 생긴 것”이라며 “이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였음이 핵심이었다.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자료를 작성하다보니 표현상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중재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표현을 한 것이 오해를 산 원인이 됐다. 이에 대해 의협 오윤수 홍보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협은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내린 감정을 경찰에게 회신하는 수사과정의 한 부분을 담당한 것”이라며 “자문을 받아 참고자료를 제공한 것이지 수사의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중을 가한 것”이라며 정확한 이해를 당부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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