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왜 담배가 더 당길까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흡연은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 기준에서 약물 중독의 일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담배 속의 니코틴은 약물 중독의 증상을 유발하는 정신활성 물질로 지속적으로 흡연을 하게 만든다.

흡연이 또 하나 안 좋은 것은 술에 대한 갈망을 유발해 음주를 자주 하게 된다는 점이다. 또한 술을 마시면 담배를 찾게 된다. 평소에는 담배를 피지 않던 사람이 술자리에서는 꼭 흡연을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건강에 해로운 것을 알면서도 술, 담배를 같이 즐기는 사람은 이런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흡연은 머리카락이 빠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담배의 니코틴은 모세혈관의 수축을 유발해 피부에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 여기에 잦은 술자리까지 이어지면 모근의 피지 분비가 늘어나면서 모발이 가늘고 약해진다. 이러한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결국 탈모로 이어지는 것이다.

담배에 찌들어 사는 사람 가운데 피부가 까칠하고 탈모 증상이 심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비싼 돈을 들여 피부 관리를 받고 영양제를 먹어도 금연을 하지 않으면 피부 건강을 바랄 수는 없다.

식사 후에는 꼭 담배를 피는 사람이 있다. 이런 습관은 소화를 담당하는 위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친다. 흡연은 위산의 분비를 촉진하는 반면 위산으로부터 위를 보호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는 억제한다. 그 결과 산을 중화시키는 능력이 약화되어 위산이 위벽을 갉아먹게 되고, 위궤양을 일으키는 세균에 대한 저항성도 낮아지게 된다.

담배를 피면 폐뿐만 아니라 위궤양과 위암에 취약하다. 헬리코박터균은 한국인에게 유독 많이 발생하는 위암의 주요 원인이다. 또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과 같은 소화성 궤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과거 혹은 현재 담배를 피는 사람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될 확률은 비흡연자보다 높다. 일본의 한 연구결과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흡연자가 이 균에 감염되지 않은 비흡연자에 비해 위암에 걸릴 위험성이 11배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치료의 권위자인 세브란스병원 외과 노성훈 교수는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면서 “위장 건강에 있어 담배는 술보다 더 해롭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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