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당뇨병 치료제 잇단 부작용에 ‘술렁’

미국당뇨병학회(AMA)는 연초에 당뇨병 진료지침을 업데이트한다. 올해 새로 지침에 포함된 치료제 중 하나가 SGLT-2(나르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 계열의 약이다.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신약이다. 체내에 과도한 포도당을 소변으로 내보내 혈당을 낮추는 새로운 기전을 갖고 있다.

특히 이 신약은 기존 치료제와 달리 인슐린 저항성으로부터 자유롭다. 이 때문에 다른 당뇨병 치료제와 효과적으로 병용해 투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더욱이 기존 인슐린 분비 호르몬 억제제(DPP-4 억제제)와 비슷하게 혈당강하 효과를 내면서 저혈당 위험도 낮추는데다 체중과 혈압을 감소시키는 효과까지 갖춰 의료 현장의 기대치가 크다.

승승장구할 것만 같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약들이 새해 보도된 일본발 부작용 사례에 주춤하고 있다. 지난 9일 일본 아사히신문이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약을 복용한 환자 중 10명이 부작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이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 출시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약은 모두 6개 제품이다. 지난해 4월에 출시돼 10만여명의 일본인이 이 약을 복용하고 있다. 3천7백여명이 부작용을 호소했는데 이 중 6백여건이 피부장애와 요로결석, 탈수증 등 중증 부작용으로 파악됐다. 각국 보건당국은 신약이 시판되면 일정 기간 동안 부작용에 대한 보고를 받고 경과를 모니터링한다.

부작용, 특히 사망 사례가 보고되면서 우리나라도 술렁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SGLT_2 억제제 계열 당뇨병약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성분)’가 시판 중이다. 포시가는 CJ헬스케어가 코프로모션을 통해 지난해 4월 국내에 도입됐다.

이와 함께 아스텔라스와 대웅제약이 지난 8일 공동으로 런칭한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 성분)’, 베링거인겔하임.릴리와 유한양행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성분)’, 한국얀센의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 성분)’도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포시가와 슈글렛은 일본에 출시된 상태며, 현지에서 보고된 시판 후 부작용 사망 건수도 각각 4건씩 기록했다.

아직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과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의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시판 후 보고에는 환자의 느낌에 따른 자발적 보고와 약물이 아닌 원인으로 인한 사망도 포함되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SGLT-2 억제제는 이뇨효과가 있어 신장에서 나트륨의 재흡수를 막는 루프(loop)계 이뇨제와 함께 고령 환자가 복용하면 탈수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는 의약품 허가사항에도 명시된 내용이다. 국내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부작용 수치가 높게 보도됐는데, 경증인지 중증인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며 “약을 먹던 중 발생한 사고이지, 약 때문에 일어난 사망이라고 인과관계를 규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시판 후 부작용 보고 사례가 유독 일본에서 많다는 것도 특이사항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 처음 출시된 포시가의 경우 현재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세계 50여개국에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 시판 후 모니터링을 통해 보고된 부작용은 15건에 불과하다. 모두 입 마름이나 가려움증, 요로감염 등 경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SGLT-2 억제제 계열 약들은 신약인 만큼 사용경험을 쌓고, 심혈관계의 안전성도 명확하게 입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일본발 부작용 사례에 발목 잡힐까봐 관련 제품을 출시하거나 출시를 앞둔 제약사들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특히 공동판매를 맡은 국내사의 경우 향후 영업 전략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신경 쓰는 눈치다. 국내 SGLT-2 억제제 계열 약품의 출시를 앞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출시 이후 영업라인에서 고생할 것 같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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