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제약업계 최초로 수출액 2억 달러를 돌파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연간 누적수출액이 전년보다 약 40% 증가해 2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12일 밝혔다.
백신부문의 수출 증대가 두드러졌다.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등으로 대표되는 백신 부문이 약 6천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60%의 성장세를 보였다. 독감백신의 경우 지난해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에 입찰해 3천8백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혈액분획제제도 중국과 인도, 중동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다. 혈액분획제제는 과다 출혈로 인한 쇼크를 방지하는 알부민과 면역결핍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혈액분획제제 플랜트 수출도 녹십자의 수익 창출 모델 중 하나다. 실제 녹십자는 지난 2013년 1월에 6천848만 달러 규모의 혈액분획제제 플랜트를 태국 적십자로부터 수주한 바 있다.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 생물학적제제 플랜트를 수출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녹십자 관계자는 “태국 플랜트 수주 금액은 나눠서 받게 된다”며 “이 프로젝트는 올 3분기 완료를 목표로 현재 순항 중”이라고 했다.
녹십자는 또 다른 플랜트 단위 수출도 협의 중이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기업과 혈장처리능력 25만 리터 규모의 인도네시아 적십자 혈액분획제제 플랜트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대로 수출이 성사되면 설계와 시공을 일괄 시행하는 턴키방식으로 수주하게 된다. 녹십자측은 “플랜트 단위 수출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특화된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 전망이 밝다”며 “태국 수출 사례로 기술력이 알려지면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몇몇 국가와도 수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내수 시장이 포화되고, 제약업계의 사업 환경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녹십자의 이번 성과는 해외에 답이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특화된 제품군으로 끊임없이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린 결과물이 가시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녹십자의 수출 호조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올해 혈액분획제제의 중동, 남미 지역 신규 시장 진출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중남미 국가들의 예방접종확대계획(EPI)으로 올해도 수두 및 독감백신의 국제기구 입찰 수주 물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