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먹으면 행패…주폭 원죄는 술에 있을까

 

술에 취하기만 하면 행패를 부리는 ‘주폭’도 알코올성 정신장애로 봐야할까. 전문의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주폭은 술 때문이 아니라 충동 조절의 문제라는 것이다.

28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알코올치료센터 이선구 교수에 따르면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주폭은 알코올성 정신 장애라기보다 충동 조절 장애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알코올은 뇌가 평소에 억압하고 있는 분노나 감정을 통제하는 빗장을 푸는 역할을 한다. 즉 술을 마실 때마다 주폭으로 변하는 것은 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술로 인해 긴장이 풀릴 때 공격적, 반사회적 행동이 나오는 것은 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충동 조절의 어려움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알코올성 정신 장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가정과 사회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병들 만큼 술을 남용하고 의존하는 알코올 사용장애. 그리고 술 때문에 불안과 초조, 우울증, 수면장애, 기억장애, 공황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알코올 유도성 장애가 있다.

알코올 유도성 정신장애일 경우 만성적 음주로 뇌의 변화가 동반돼 술을 마시지 않을 때에도 불안, 충동 조절의 어려움이 일관되게 나타나 주폭과 차이를 보인다.

이 교수는 “술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 알코올 의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단주를 해야 한다”며 “알코올 의존 가능성이 없는 경우라면 폭음은 피하고, 반드시 식사와 함께 주량의 한계를 정해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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