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갑상선암 환자 폭증’ 외국서도 갸우뚱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의학저널들에 국내 갑상선암의 과잉진단을 우려하는 국내 학자들의 주장이 잇달아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의 의학저널인 랜싯(Lancet)은 지난 달 22일 ‘의견’란을 통해 고려대 안암병원 종양내과 신상원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재호 교수가 제출한 ‘한국의 갑상선암 과잉진단과 검진’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신 교수팀은 이 글에서 한국인의 갑상선암이 급증한 이유가 암 검진을 권장하는 국내 의료시스템에 있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국인의 갑상선암 발병률은 매년 25%씩 급증했지만, 지난 30년간 갑상선암 사망률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보고서인 ‘글로보캔(GLOBOCAN) 2012’를 보면 한국인의 갑상선암 발병률은 영국인의 15배, 미국인의 5~6배에 이른다.

신 교수팀는 “영국인의 발병률이 유난히 낮은 것은 사회주의적 의료체계로 영국인의 갑상선암 진단율이 낮은 데 따른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에서 지난 30년간 자연재해와 핵폭발 등 특별한 인재가 없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과잉진단의 산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팀은 “국내에서 최근 암 완치율이 50% 이상 높아진 것은 ‘순한 암’인 갑상선암 환자의 급증으로 인한 ‘착시 효과’일 수 있다”며 “갑상선암 초음파 검사를 지양하고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에게 암 검진의 혜택뿐 아니라 과잉진단 가능성의 위험에 대한 정보도 함께 충분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이용식 교수에 따르면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한국 환자들은 90% 이상이 갑상선 절제술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갑상선암 크기가 2cm 미만인 1기암 환자들이다. 이 교수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 등 적극적이며 공격적인 치료를 하고 있지만, 부작용만 늘었을 뿐 사망자는 줄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갑상선 수술을 받으면 평생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2.3%는 목소리가 변했고, 7%는 손발 저림으로 평생 칼슘제와 비타민 D를 먹어야만 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도 지난 달 6일 ‘시각’란에 한국의 갑상선암 급증을 진단한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안형식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안 교수와 공동 연구한 미국 다트머트의대 길버트 웰치 교수는 같은 날 미국의 권위지인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고문에서 “한국에선 지난 20년에 걸쳐 갑상선암 진단 건수가 15배나 증가했다”며 “세계 어느 곳에서도 어떤 암이 이렇게 빨리 급증하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그는 “과잉진단이 초래한 일종의 감염병”이라고 비꼬았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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