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는 밤이 좋아? 밤샘의 건강학

 

연말연시는 밤새기 딱 좋은 시기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각종 송년회, 새해 해돋이 여행까지 연말 달력은 각종 계획으로 빼곡해진다. 가족이나 지인과 한번쯤 밤을 새며 어울릴 수도 있지만, 너무 잦다면 건강에는 빨간불이 켜지기 마련이다. 밤샘 유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단기적 희열과 맞바꿔지는 판단력=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와 하버드 의과대학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밤샘의 부작용 중 하나는 ‘단기적 희열’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젊은 성인들의 뇌를 검사해 밤을 새면 즐거움을 담당하는 뇌의 회로망이 크게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판단 착오와 집중력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의사나 비행기 조종사처럼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직업군일수록 밤샘을 더욱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잦은 밤샘의 악영향= 크리스마스이브에 하루 정도 밤을 새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정도라면 다음날 충분한 휴식을 통해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반복된 밤샘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대생물학저널에는 밤샘이 잦으면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불안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체중 증가, 2형 당뇨병 발생 위험률 증가, 잠재적인 뇌 손상의 가능성 등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늦게 자는 것도 나쁘다= 밤샘은 물론 늦은 밤이나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는 것도 건강에 해롭긴 마찬가지다. 위스콘신대학교 의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인 수면부족은 인지기능 감퇴, 정서불안, 혈당수치와 체중 증가 등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5일간 매일 4시간만 잘 경우 뇌 기능 감퇴가 누적돼 하루 휴식만으로 회복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내리 10시간을 자도 보상이 되지 않을 만큼 수면부족으로 인한 후유증은 크다. 만성적인 습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밤샘 피로를 회복하려면= 전기가 없던 시절에는 밤에 무조건을 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 전기라는 과학적 혜택을 누린 역사가 130여년에 불과하므로 사실상 밤에 불을 밝히고 깨어있는 생활은 인간에게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바이오리듬을 거스르는 행동인 셈이다. 밤샘 여부는 결국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현대사회에서 올빼미족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컴퓨터에 스마트기기까지 가세해 불을 끄고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도 잠 못 이루는 경우가 많아졌다.

불가피하게 밤을 샐 수밖에 없다면 짧게라도 낮잠을 자거나 커피나 카페인이 들어간 차를 마시는 방법이 있다. 커피를 마신 뒤 15~30분 정도 지났을 때 카페인의 각성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대략 3~4시간 정도 지속된다. 즉 커피를 마신 직후 15분간 짧은 낮잠을 잔 뒤 활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단 이러한 방법은 일시적으로 잠을 깨우는 속임수일 뿐 근본적으로 부족한 잠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따라서 밤이 되면 잠을 자는 정석을 따르는 것이 건강한 몸과 생산적인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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