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10살 아이들은 왜 툭하면 거짓말 할까

거짓말과 농간은 어른들의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인 것 같지만 사실상 아이들도 거짓말과 속임수를 많이 쓴다. 양치기소년이나 피노키오처럼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교훈적인 동화가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아이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또 이럴 때 어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사람은 거짓말이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어린 나이부터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입가에 초콜릿이 얼룩진 상태에서 초콜릿 칩을 먹지 않았다고 시치미를 떼는 어설픈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4살 전후의 연령이 되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이는 아동의 인지 능력 발달과 연관이 있다. 고의로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는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고, 진실을 대체할 만한 이야기를 창조해 상대방을 속이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발달심리학과 빅토리아 탤와르 교수에 따르면 미취학 아동이 하는 거짓말은 자신의 새로운 능력을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스스로의 사고, 지식, 신뢰를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한다는 것이다.

워털루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어린 아이들이 얼마나 자주 거짓말을 하는지 연구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4살 아동은 두 시간에 한 번꼴로, 6살은 90분에 한 번씩 거짓말을 한다. 또 6~10살 사이 거짓말을 하는 횟수가 최고조에 이르다가 이후 차차 줄어든다. 10살 이후에는 거짓말이 들켰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인지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빈도가 줄어든다.

이처럼 아이들의 거짓말은 아동 발단 단계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방치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이들의 거짓말을 귀엽게만 생각하고 놔두면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결과를 나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부모가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흡수하는 능력이 있다. 아이가 알 만한 뻔한 거짓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속이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솔직하고 진솔한 태도의 가치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 아이가 이해하기 쉽도록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자가 말해놓고 장만 보고 돌아온다면 너의 기분이 어떻겠니?”라는 식으로 설명해주면 된다.

만약 벌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거짓말과 연관된 벌을 주어야 한다. 가령 아이가 숙제를 하는 대신 TV를 보고도 안 봤다고 시치미를 뗀다면 아이스크림을 못 먹게 하는 벌을 내릴 것이 아니라 TV를 못 보게 하는 식으로 맥락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얀 거짓말’의 가치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것이 좋다. 미취학 아동들도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능력이 있다. 3~5세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연구팀이 준비한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든다고 답하는 행동을 보였다. 아이들은 하얀 거짓말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때로는 정직하지 않은 표현으로 말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설명해주어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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