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는 연말, 속뿐 아니라 허리도 쑤신 이유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에 속만 쓰릴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허리통증에 시달리는 환자의 경우 술자리에서의 과도한 음주와 흡연이 허리 통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된다. 이 물질은 얼굴을 붉게 만들거나 숙취로 인한 두통을 유발한다. 알코올 섭취량이 많아질수록 해독되지 않은 채 혈액에 쌓인 아세트알데히드는 혈관벽을 손상시켜 디스크로 혈액공급을 방해하고, 근육과 인대도 무르게 만들어 허리통증을 유발한다.

흡연은 더 위험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52년간 1300여명의 의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척추에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을 연구한 결과, 흡연이 가장 큰 악영향을 미쳤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척추 아래쪽에 만성 통증이 생기고 요추 부분에 디스크가 발생할 확률이 84%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흡연은 척추 수술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연말 잦은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허리통증이 평소보다 심해진다면 음주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허리가 안 좋다면 가급적 과음을 피하고, 술자리 뒤 요통, 다리 저림이나 당김, 엉덩이나 다리, 발, 발가락 등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연말이 지나면 기존 허리 통증환자의 경우 증세가 심해져 병원을 재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피할 수 없는 모임이라면 술자리에서 자주 몸을 움직여 주고, 물을 자주 마셔 알코올분해를 돕는 것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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