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스스로 찾아오게… 병원의 ‘입소문 마케팅’

 

배지수의 병원 경영

 

카카오톡, 다음 마이피플, 네이버 라인, 왓츠앱, 텔레그램 중 가장 기능이 우수한 모바일 메신저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시장만 놓고 볼 때, 수많은 모바엘 메신저 앱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카카오톡이 압도적으로 시장을 차지한 듯 합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카카오톡 기능이 다른 앱들에 비해 우수해서 일까요? 별로 그래 보이지 않습니다.

2011년 무렵 다음 마이피플은 TV 광고를 했습니다. 이 때 거금을 들여 우리나라 최고의 광고 모델인 소녀시대를 기용했습니다. 당시 다음 마이피플의 광고 메시지는 두 가지였습니다. △음성 인식이 가능하다. △PC버전으로 데스크 탑에서도 가동 된다.

위의 두 가지 기능은 카카오톡에서 현재 구현되지만 2011년 당시 구현이 안 되는 상태였습니다.

소녀시대 멤버들은 TV에 나와서, “말로 하자. 제발!”, “톡인데 왜 말을 못해”, “카카오는 말을 못해” 라고 하면서 카카오톡의 음성 인식 기능이 없음을 대놓고 까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타이핑을 하려면 속도가 느린데 비하여, 컴퓨터 자판으로 빠르게 채팅이 가능하다는 것도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저는 광고를 보면서 판세가 뒤집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이피플이 공격적으로 나오는군. 카카오톡 빨리 정신차리고 새로운 기능을 개발 안 하면 금방 뒤집히겠구나.”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도 여전히 카카오톡은 압도적으로 승기를 쥐고 있습니다. 2012년 12월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는 이용량의 48%를 카카오톡이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드시 기능이 좋아야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당시 카카오톡이 다음의 마이피플보다 기능에서 뒤짐에도 불구하고 경쟁에서 이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광고를 본 저는 제 데스크탑 컴퓨터에 마이피플 PC버전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결과는 답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마이피플을 설치는 했지만 확인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카카오톡은 다음피플이 따라올 수 없는 엄청난 기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내 주변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쓴다는 것입니다.

이를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라고 합니다. 미국 경제학자 하비 라이벤스타인(Harvey Leibenstein)이 소개한 개념으로 어떤 상품에 대한 수요가 형성되면, 이것이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론입니다. 쉽게 말해, 사용자들이 늘어날수록 제품의 가치가 향상되고 제품의 가치가 향상될 수록 사용자들은 더 늘어나는 식의 양의 되먹임(positive feedback)의 효과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규모의 경제 이론에서 두 가지를 얘기합니다. 공급 측면의 규모의 경제는 많이 생산하는 자가 이깁니다. 보통 많이 생산하면 원가가 떨어져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의 규모의 경제는 고객이 선택할 때 큰 놈을 선택하니, 큰놈이 더 성장하는 것입니다.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수많은 모바일 메신저 앱 중에서 카카오톡이 이긴 이유는 임계점에 먼저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그림 3 에서 왼쪽 회색 부분은 아직 아무도 임계점에 도달하지 못한 시장 초기 상황입니다. 이 때에는 업체들이 서로 엎치락뒤치락 치열하게 싸우면서 순위 경쟁을 하게 됩니다. 오른쪽 노란색 부분은 어느 한 업체가 임계점에 도달한 이후 입니다. 임계점에 도달한 업체는 압도적 우위를 장악하며 시장을 선도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카카오톡이 이에 해당됩니다.

네트워크의 형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림 4의 경우는 소비자들끼리의 네트워크를 이루는 형태입니다. 전화, 팩시밀리, 모바일 메신저 등이 이에 해당이 됩니다. 이런 네트워크를 잘 살펴보면 소비자 중에 어떤 사람은 연결고리가 많은 반면 어떤 소비자는 연결고리가 적습니다. 연결 고리가 많은 소비자의 경우 영향력이 큰 소비자입니다. 학원을 운영할 때 입소문을 많이 내는 학부모들이 있습니다. 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환자들은 계속해서 환자들을 소개해서 환자들을 몰고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잘 관리해야 합니다. 영향력이 큰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엔진의 경우가 이런 형태에 해당됩니다. 검색엔진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서로 의사소통을 하지는 않습니다. 검색 엔진 회사와 연결 고리를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네트워크 효과는 적용됩니다. 검색엔진의 주 수입원은 광고주들이 내는 광고 비용입니다. 검색엔진의 사용자 수가 많을 경우 광고주들이 가치를 느끼는 검색엔진이 됩니다.

이런 상황을 병원 네트워크에 적용을 해 봅시다. 우리나라에 한때 네트워크 병원들이 한창 활성화 된 적이 있습니다. 피부과에서는 고운세상피부과, 리더스 피부과, 차앤박 피부과 등이 있습니다. 치과에서는 예치과가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 분위기가 좀 수그러든 것 같습니다.

 

병원 네트워크는 그림 6과 같은 형태를 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 간에 네트워크 (검은색 줄)보다는 공급자인 병원들 사이의 네트워크(붉은색 줄)가 강한 형태입니다.

병원이 네트워크로 운영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브랜드를 공유함으로써 광고비를 낮출 수 있다. △공동 구매를 함으로써 구매 단가를 낮출 수 있다. △경영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최적의 경영 방법을 도모할 수 있다. △환자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한 병원에 갔던 환자가 다른 지역의 병원에 가도 치료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보니 네트워크 효과의 본질인 소비자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기는 어려운 듯 합니다. 공급자 측면에서의 규모의 경제는 확보할 수 있으나 수요자 측면에서의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기 어려워 보입니다.

환자의 정보 공유를 통해 치료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은 환자의 정보 유출 측면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있어 시행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또한 치료의 연속성이라는 것이 1차 병원에서 2차, 3차의 상급병원으로 갔을 때 도움이 될 뿐, 1차기관들끼리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인 듯 합니다.

결과적으로 병원에서 네트워크효과를 적용해 본다면 그림 4와 같은 소비자끼리의 네트워크를 활성화 시키는 쪽으로 노력해야 할 듯 합니다.

병원 경영, 소비자끼리의 네트워크를 강화시켜야

제가 소아정신과 갓 개원했을 때 홍보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홈페이지를 남과 다르게 차별화해서 꾸미려고 노력했습니다. 단순한 병원 홍보가 아니라 포털 사이트처럼 만들고, 꾸준히 칼럼을 써서 올리는 등 환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 홈페이지를 검색엔진에 노출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또 인근 학교나 학원들을 돌아다니며 외부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병원에서도 교양강좌를 열어 아이들 양육 방법을 강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 3년 정도 지나고 나니, 병원 홍보를 안 해도 환자들이 꾸준히 오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점점 홍보비가 줄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대외 홍보보다는 오는 환자들에게 광고하는 내부 홍보에 힘쓰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신환이 대기하는 시간이 2주 이상 걸리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신규 유입 환자가 더 온다고 하더라도 대기 시간만 길어질 뿐 진료를 할 수 있는 수용능력(capacity)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입소문으로 오는 환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병원을 운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외부 홍보보다는 그냥 환자에게 열심히 성심껏 진료하는 병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임계점을 넘겼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동안 다녀간 환자들이 진료 서비스에 만족하고,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면 주변에 소개를 해 주기 때문입니다. 임계점을 넘기고 나면 병원 운영이 쉬워집니다.

여기서 입소문을 내기 위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1. 바이럴 마케팅 업자들은 멀리하라.

바이럴 마케팅 업자들은 파워 블로거들을 활용합니다. 일반 소비자들도 파워 블로거들이 상업적으로 쓰는 글은 금방 알아봅니다. 그들이 쓰는 글 보다는 원장이 직접 진솔하게 쓰는 글이 훨씬 강력합니다.

2. 단순하고 기억하기 쉽고, 명확한 병원 특성을 나타내는 메시지를 만들어라.

고객 중 입소문을 내는 영향력이 큰 마당발들이 있다. 우리편인 그들을 활용하려면 그들이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그들이 소문을 내도 ‘그냥 좋은 병원’이라고 전달하기 보다는 전달할 수 있는 명확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3. 누군가 소개를 해 준 고객은 기억을 하고 아는 척을 하라.

의사만 그렇게 하기 보다는 직원들도 환자를 기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4. 환자들에게 진료 이외의 인간적 얘기를 하는 것도 좋다.

진료가 한산할 때 환자들에게 물어보자. “왜 수많은 다른 병원들 대신 우리 병원에 왔는가?” 그들은 우리 병원의 강점에 대해서 얘기해준다. 고객은 우리병원의 강점을 듣는 것보다 자신의 입으로 말하면서 더 강력하게 세뇌된다.

5. 가족들도 활용하자.

가족들은 가장 중요한 입소문 주체자들이다. 이들이 전달하기 좋은 메시지를 만들어주자.

6. 업체에게 맡긴 내용 보다는 직접 쓴 글이 도움이 된다.

업자가 쓴 글은 영혼이 없는 글이다. 서툴더라도 원장이 직접 글을 쓰고 이를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올려 보자.

7. 홈페이지를 상호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라.

홈페이지 게시판에 병원에 대한 불만 내용이 올라올 수 있다. 이를 그냥 지우지 말고, 그에 대해 어떤 식으로 해결했다, 또는 당장은 해결하지 못하지만 어떤 식으로 반영하겠다는 답글을 달아주어라. 다른 사람들이 보면 고객과 매우 밀접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처럼 보인다.
답글도 빨리 달수록 좋다. 이를 위해선 직원 중 한 사람에게 매일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도록 책임을 주라.

 

 

 

코메디닷컴 관리자 kormed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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