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용 기관지확장제, 객혈 심근경색 위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천식 등 만성 호흡기질환의 치료제로 쓰이는 흡입용 약물이 일부 환자에서 객혈과 심혈관질환, 임신성 고혈압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 28일 흡입용 약물의 부작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외에서 만성 호흡기질환 치료에는 흡입용 약물이 권장되고 있다. 먹는 치료제나 주사보다 기관지와 폐에 직접 작용해 치료효과가 높고, 전신 부작용의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최근 흡입용 약물이 기도와 폐의 국소적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입속에 남은 약물을 삼키거나 약물 일부가 혈액으로 흡수될 경우 전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이뤄졌다.

흡입용 약물에는 크게 스테로이드제와 기관지확장제가 있다. 기관지확장제는 작용기전에 따라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베타촉진제와 부교감신경을 차단하는 항콜린제로 나뉘며, 지속시간이 짧지만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속효성과 서서히 약효가 지속되는 지속성으로 분류된다. 속효성 베타촉진제와 항콜린제는 발작 시 완화제로,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와 지속성 베타촉진제는 증상을 조절하는 용도로 쓰인다.

연구원에 따르면 흡입용 기관지확장제는 객혈의 발생 위험을 높였다. 속효성 베타촉진제 사용 환자는 대조군보다 1.2배, 속효성 항콜린제는 1.6배, 지속성 항콜린제는 1.2배 높았다. 연구원은 흡입용 기관지확장제가 이미 기관지가 손상된 기관지확장증 환자에서 혈관 확장과 심박동수 상승으로 폐 부위의 혈류를 증가시키면 객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흡입용 기관지확장제는 급성심근경색과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도 높였다. 급성심근경색의 경우 속효성 베타촉진제 사용 환자는 대조군보다 1.2배, 지속성 베타촉진제는 1.3배 높았다. 부정맥의 경우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와 지속성 베타촉진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환자보다 두 약제를 동시에 사용한 환자에서 발생 위험이 1.2배 높았고, 지속성 항콜린제 사용 환자는 대조군보다 1.3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원은 “기관지확장제 성분의 일부가 전신에 흡수돼 심장과 혈관에도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흡입용 스테로이드제는 임신성 고혈압 발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그러나 흡입용 약물의 사용은 뇌졸중이나 임신성 당뇨와 전혀 관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창훈 전문연구위원(서울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은 “흡입용 약제가 객혈과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치료 시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면서 “흡입용 약물이 호흡기 질환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므로 전문가와 상담해 치료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며 이는 임신 중에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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