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주고, 기다려주고…‘과로 시대’를 사는 지혜

 

박민수 원장의 거꾸로 건강법(6)

최근 직장인의 애환을 다루는 드라마들이 유행이다. 드라마의 인기에는 극중에 나오는 출연인물들의 고달픈 삶을 보며 나만 힘들게 사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위로감도 한 몫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유독 동질감을 조성하는 공통분모가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와 과로하는 삶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과로 정도는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필자는 우리나라 청장년의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단 한 가지 요소를 꼽으라면 과로를 들고 싶을 정도다. 과로의 결과는 생각보다 참담하다.

* 수명을 단축시킨다. 우리나라의 40대의 돌연사 발생률은 정말 높다. 대부분이 과로와 건강 무심증에 의한 것이다.

* 삶의 질을 낮춘다. 많은 질병들은 삶 자체를 회색빛으로 암울하게 만든다.

* 개인의 역량을 과소평가 한다. 과로는 결국에는 업무능력의 저하와 개인의 매력도 감소로 나타난다. 에너지가 없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

* 인생이 불행하다. 결국 즐기지 못하고 소모되는 삶을 살게 된다.

과로는 생각의 과잉을 불러와 몸의 소리를 듣는 생체 균형시스템을 파괴하므로 과로의 신호를 미리 감지하고 조기에 경보시스템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로로 인한 몸의 신호들을 살펴보라.

* 전에 비해 같은 일을 해도 능률이 떨어지거나 비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

* 기억력이나 집중력의 장애가 있다.

* 잠을 많이 자도 개운하지 않다.

* 특정 질환은 없지만 여기저기가 아프다.

* 운동을 하고 나면 예전에 비해 부쩍 피로하다.

과로 상태에 대해 진단하고 개선을 요구하면 이런 질문이 돌아온다. “누가 몰라서 실천 못 하나요? 어쩔 수 없는 일의 무게가 있잖아요?” 당연한 의문이다. 그런데 과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체적이면서도 단순한 접근이 필요하다. 너무 평면적으로 접근하면 금방 물리기 십상이고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면 일보도 전진할 수 없다.

가장 간단하고도 강력한 해결책이 바로 ‘휴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휴식이라는 해답을 내놓기 힘든 이유는 휴식을 너무 낯설어하는 탓이며, 나아가 휴식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탓이다. 생활 속에 휴식을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휴식을 생활화하는 전략

△ 약속들을 최소화하고 잡은 약속은 최대한 성실히 이행하라. 못 지킬 약속을 남발하기보다는 아예 처음부터 약속을 잡지 않는 편이 좋다. 대신 잡은 약속은 꼭 지켜라.

△ 일과표에 반드시 휴식 시간을 배정하라. 10% 더 수면하고 10% 더 빈둥거려라. 독서가 최고의 휴식 방법이 되기도 한다. 일과표에 독서 시간을 배정해보라.

△ 능동적으로 휴식하라. 피곤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쉬고 싶은 생각이 들 때면 쉬어라. 휴식도 미리미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과 중 10분은 생각중지훈련에 할애하라.

△ 정보매체를 차단하라.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는 것은 결코 휴식이 아니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뭔가 애써 짜내는 것은 휴식이 아니다.

△ 일이 많을수록 10분 일찍 퇴근하고 몸이 피곤할수록 10분 더 자라. 아침 10분은 그날의 업무를 구상하고 기획하는 데 써라. 이 10분이 하루 업무에서 한 시간을 아껴준다.

△ 일하다가 10분은 창밖을 바라보거나 회사정원을 거닐며 보다 먼 곳을 응시하라.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잠자기 전 10분은 스트레칭이나 온욕으로 온몸의 긴장을 풀어라.

성격 리모델링 전략

근본적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방법으로는 성격 리모델링 전략이 있다. 몇 가지 행동전략수정을 통해서 개선 할 수 있는 전략이다. 성격 리모델링 전략은 성격을 100% 바꾸자는 말이 아니다. 성격 바꾸기는 또 다른 피로를 불러 일으킬 만큼 힘들 수도 있다. 다음과 같은 행동전략을 생활 속에 적절히 배치해 일상생활을 강박적이고 공격적으로 만드는 성격에 변화를 주자는 것이다.

져 주기

지는 것을 못 참는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는 일부러 져 주는 연습을 자주 해야 한다. 부부싸움이 났을 때, 좀 억울하더라도 큰맘 먹고 배우자에게 져 주면 좋다. 친구들과 내기 게임을 칠 때도 한번은 져주자. 오히려 더 큰 것이 돌아 올 수 있다.

양보하기

양보는 에너지가 바닥인 상태에서 매우 힘든 선택이지만 막상 하고나면 자신의 몸과 마음에 여유를 준다. 주위를 둘러보고 급한 사람이 보이면 자기 앞에 끼워 줘라. 차를 운전할 때도 가급적 끼어들기를 허용하라.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앞에 노약자가 있으면 즉각 일어나서 양보하라.

기다리기

우리는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다. 특히 스마트시대에는 더 그러하다. 이때 역으로 기다리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라. 약속 장소에 먼저 가서 기다려 보라. 그리고 약속한 사람이 약속시간에 늦어도 전화하지 말고, 늦게 오더라도 싫은 내색을 하지 마라. 그냥 무작정 기다려라. 지하철이 오면 한 번은 그냥 보내고 다음 차를 기다려 보라.

집안 치우지 않기

주부 중에는 청소 강박으로 자신을 피로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일부러 집안 청소를 하지 말고 일주일 정도 그냥 지내보라. 집안 청소는 본인이 하고 싶을 때, 본인의 에너지가 넘칠 때 하면 되는 것이다.

미루기 습관을 버리는 전략

마지막으로 미루기 습관을 버리라는 전략을 행해볼 수 있다. 미루기 습관을 버리면 의외로 업무처리 능력이 향상된다. 필자가 미루지 말고 바로 처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처리해야 할 일 목록을 머릿속에 쌓아두면 그 자체가 생각할 거리, 불안거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일이 생길 때마다 바로 처리하면 자연스레 걱정과 불안도 감소된다. 일을 미루지 않고 처리함으로써 몸과 마음을 비우게 되고 일을 기다리면서 느끼게 되는 예기 불안(기다리면서 느끼는 초조함)도 감소시킬 수 있다.

미루지 않고 처리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빨리 일을 처리하여 넘긴 뒤 피드백을 받는 일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특히 자기 일에 겸손과 조심스러움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도전해 볼 만한 문제해결 방식이다.

미루지 않고 처리를 실천하려면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No!’를, 지금 현재 명확한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거나 자신 없는 일에 대해서는 최대한 결정을 유보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의무감이나 주위의 압력에 밀려 성급하게 과제를 제출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지혜 말이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이것의 성과물을 확신할 수 없다면 완성된 성과물은 성급하게 미리 제출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보관하면서 중대한 결정은 신중하게 대처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즉시 처리라는 원칙에 결정에 대한 신중함을 가미하면, 효율성과 후회를 막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코메디닷컴 관리자 kormed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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