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를 참아? 말아? 소문의 사회심리학


다른 사람을 뒤에서 몰래 헐뜯고 흉보는 행동은 바람직한 태도로 평가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어느 집단에 속하든 뒷담화가 대화의 흔한 주제가 된다는 사실을 경험했을 것이다. 왜 사람은 이처럼 소문과 험담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최근 네덜란드 연구팀이 소문과 험담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그로닝겐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가십은 부정적인 행동의 전형으로 평가되는 시각이 있지만 일부 긍정적인 기능도 한다. 소문을 듣는 사람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선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 혹은 긍정적인 소문을 들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라고 요청했다. 또 이 소문을 기초로 하여 자기개선, 자기홍보, 자기방어에 대한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그 결과, 긍정적인 소문을 바탕으로 한 실험참가자들은 자기개선의 점수를 높이 매긴 반면, 부정적인 소문을 상기한 사람들은 자기홍보와 자기방어의 수치를 높이 평가했다.

즉 좋은 소문은 현재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나쁜 소문은 이를 기회 삼아 자신을 홍보하거나 똑같은 소문의 주인공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수비하는 심리 상태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엘레나 연구원은 “다른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접한 사람들은 이것을 유용한 정보로 삼아 스스로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게 된다”며 “다른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소문을 들었을 때는 이를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기회로 삼아 자기홍보를 하거나 소문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방어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두 번째 실험으로 연구팀은 실험참자가들에게 판매원 역할을 맡도록 했다. 또 그들의 업무내용은 문서상 기록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다른 판매원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소문을 듣도록 했다. 또 실험참가자들을 실적을 목표로 하는 그룹과 업무숙달을 목표로 하는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 결과 일에 대한 숙달을 목표로 하는 그룹은 실적을 목표로 하는 그룹보다 긍정적인 소문을 통해 보다 발전적인 자극을 받았다. 실적 목표의 그룹은 상대의 성공이 곧 자신의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방어적인 자세를 취한 반면, 숙달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을 좀 더 성장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소문이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기능으로 작용하는 반면, 부정적인 소문은 불안감과 두려움을 일으키고 자신의 평판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인성·사회심리학회보(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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