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조울증… 50대 주부 “답답해 산불 냈다”

 

평범한 50대 주부가 연쇄방화범이 됐다. 돌변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조울증 때문이었다. 지난 열흘 간 6차례나 산불을 낸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한 주부의 고백이다. 산에 불을 지르면 해방감을 느끼고, 기분도 짜릿해졌다고 했다.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역할은 많지만, 풀지 못하고 살면서 꾹꾹 눌러온 게 조울증으로 이어진 것이다.

조울증은 양극성 장애다. 기분이 들뜬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난다. 이 주부는 방화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려다 조증이 온 셈이다. 조울증은 우울증보다 더 심각하다. 우울증보다 발병시기가 이르고, 재발도 잦아 만성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노년에 조울증 환자는 급증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의 조울증 증가율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6%에 이른다. 80세 이상은 48%나 됐다. 지난해 전체 환자는 7만여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더 위험하다. 실제 환자 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정도 많다. 전문의들은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와 남성 중심 사회구조에서 받는 스트레스 등 발병 원인도 복합적이어서 사회적 관심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모의 조울증은 자녀에게 일찍 대물림될 위험도 높다. 미국 피츠버그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부모 모두 조울증인 경우 자녀의 조울증 비율은 28.6%에 이르렀다. 부모 중 한 명이 조울증인 경우에도 9.9%였다. 이러한 자녀들은 대부분 12세 이전에 조울병을 처음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의들은 “가족 중에 조울병 환자가 있으면 다른 가족 구성원도 조울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며 “의사는 조울증 환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려줘 자녀의 성장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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