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상, 외모 못지않게 목소리가 좌우


권위적이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톤과 어투를 가진다는 것인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와 같은 목소리 차이가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우리는 사람을 평가할 때 시각적 조건에 의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청각에 의존해 판단하는 비중이 높다. 외모 못지않게 목소리를 통해 상대방을 평가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우파 정치인인 움베르토 보시는 2004년 뇌졸중에 시달리면서 성대 근육이 약해져 목소리에 변화가 일어났다. 놀라운 점은 그의 목소리 변화가 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꿨다는 점이다. 움베르토는 강인하고 권위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말투가 변하기 시작한 이후 인자하고 따뜻한 이미지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연구팀에 따르면 이와 같은 인식변화는 목소리의 진동수 차이에서 기인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는 두 가지 핵심적인 요소로 구성된다. 한 가지는 생물학적인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언어와 문화를 기초로 한 부분이다. 생물학적인 요인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부분으로, 연설자가 기본진동수를 조정해 목소리를 변화시킴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본진동수는 헤르츠로 측정되는 성대 주름의 진동 속도를 말한다.

기본진동수와 음높이의 유형이 사람의 이미지를 평가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연설자가 낮은 기본진동수와 넓은 음높이의 범위 안에서 목소리를 내면 지배적이고 위협적인 인물로 인식되고, 반대로 높은 기본진동수와 좁은 음높이의 범위 내에서 말을 하면 청자가 안심할 수 있는 다정다감한 목소리를 내게 된다.

목소리에 대한 선호도는 문화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로자리오 연구원은 “이탈리아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를 선호하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높은 톤의 목소리를 원한다”며 “이탈리아 사람들은 보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를 원하고 프랑스인들은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리더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영장류 실험을 통해 영장류의 목소리와 집단의 리더에 대한 인식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168회 ‘미국음향학회(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정례회의에서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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