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추출물, 심장마비 후 장기손상 줄인다

 

영국 과학자들 ‘네이처’에 발표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생긴 이후의 생존율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길이 영국 과학자들에 의해 열렸다. 연구결과, 딸기나 사과에서 발견되는 단순한 화학물질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이후 심장 등 인체 내의 주요장기에 끼치는 손상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킹스 칼리지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글래스고 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컴퓨터 모델과 쥐 실험 결과 밝혀낸 사실이다. 연구팀은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온 직후에 바로 이 성분을 주사하면 신체 주요기관에 미치는 장기적인 손상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이후에 신체장기에 손상이 가는 메커니즘을 파악함으로써 가능했다.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발생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손상을 주지만 고비를 넘긴 이후에도 혈액이 신체 기관으로 돌아들어감으로써 부상을 초래한다.

의사가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초래한 혈전(피떡)을 제거할 때 혈액과 산소가 심장이나 뇌로 돌아들어가는 재관류 현상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을 구함으로써 후에 신체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오랫동안 좌절감을 느껴왔다.

연구팀은 “그동안 왜 이런 과정이 일어나는지 의문이었다”며 “이번 연구결과 우리 몸속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숙신산으로 불리는 화학 물질에 의해 손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발생하면 신체조직에서 숙신산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져 산소를 부족하게 한다. 혈액이 돌아들어갈 때 숙신산이 산소와 상호작용을 하며 심장이나 다른 장기의 세포를 죽이는 파괴적인 새로운 분자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말론산 에스테르로 불리는 화학물질을 주사로 투여해 장기 손상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화학물질은 숙신산이 쌓이는 것을 막아 파괴적인 분자가 분비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론산 에스테르는 딸기나 사과, 포도 등의 과일에 들어있는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성분이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마이클 머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발생하고 처음 몇 분 동안 장기 손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며 “또한 우리가 매일 먹는 과일에 들어있는 성분이 치료 효과가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영국 암 재단(BHF)의 피터 웨이스버그 교수는 “제약업체들이 이번 연구결과에 관심을 보일 것이 확실하며 몇 년 안에 임상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 전문지 ‘네이처(Nature)’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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