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에게 조언을 하거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자녀의 주위를 맴돌며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과잉보호하는 ‘헬리콥터 부모’는 오히려 아이의 사회성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헬리콥터가 하늘에서 맴도는 것처럼 부모가 늘 아이의 근처에 머물며 일일이 참견하는 것이다. 독립성을 가져야 하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신의 뜻대로 자녀를 조정하려는 심리상태를 가진 부모가 바로 헬리콥터 부모다.
학술지 ‘아동발달저널(Journal Child Development)’에 최근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아이의 삶에 부모가 지나치게 관여하면 자녀가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통계전문가인 바바라 연구원은 “헬리콥터 부모를 둔 자녀는 항상 부모의 요구에 순종하는 결정을 내리려는 경향이 있다”며 “스스로의 필요성이나 욕구보다 부모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동기가 유발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훈련을 가질 기회가 없이 성장한다면 매번 타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사회에서는 부모대신 친구나 동료의 결정에 굴복해 따르는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13~18세 사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부모로부터 어느 정도의 심리적인 통제와 압박을 받는지 측정했다. 또 부모로부터의 자율성 정도와 또래 친구들과의 유대관계도 평가했다.
그 결과, 부모로부터 심리적인 통제를 크게 받는 아이들은 자율적으로 일을 수행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친구들과의 친밀감 역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바라 연구원은 “부모는 종종 자녀가 동료관계에 두려움을 느끼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며 “부모는 자녀가 친구나 연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의견과 요구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약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0대 아이들은 부모의 지나친 간섭에서 벗어나 자립적으로 친구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면서 때로는 실패를 하기도 하면서 대인관계를 배운다”며 “청소년기에 학습한 이 같은 기술이 성인이 된 이후의 사회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