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 의존, 자학… 나는 어떤 유형의 환자일까?

수많은 환자들로 붐비는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은 기다리는 데 익숙하다. 진료예약을 하고 정시에 와도 30분 대기는 기본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진료실에서 마주한 의사가 모니터만 쳐다보며 환자와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않는다면 이 환자로부터 의사에 대한 신뢰와 존중의 의무를 기대할 수 있을까.

같은 병으로 진료를 받아도 환자들의 만족도는 제각각이다. 병원 환경과 의료인의 태도가 종종 도마에 오르지만, 기본적인 차이는 소통과 공감에서 비롯된다. 21세기 의료의 패러다임은 환자 중심 의료다. 성격이 제각각인 환자들을 다루는 의료진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에서 환자 만족도도 오르내린다.

3분 진료가 일반화됐다고 십분 이해해도 환자가 의사에게 맞춰줄 수는 없다. 이 같은 현실에서 최근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대현 교수가 환자의 성격 유형을 6가지로 구분해 이에 따른 의료인의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강박적인 환자들은 불확실한 것을 두려워해 반복적으로 질문하고 대답을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의사가 여기에 짜증을 내면 환자의 불안은 커지고 관계는 악화된다. 이들에게는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 신뢰를 높이는 방법이다.

의존적인 환자는 거부당했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증상과 무관하게 의료진이 정기적인 방문계획을 세워 돌보면서 부모와 같은 자세로 확신을 줘야 한다. 최대한 환자를 지지해주되 지나친 요구와 면담 시간을 제한하는 등 적절한 한계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학적인 환자들은 의사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질병행동을 반복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환자의 능력에 초점을 둔 정기적인 추적 방문이 요구된다. 함부로 완치 약속을 하지 않고, 완전한 치유나 적응이 힘들다는 점을 의사가 짚어줘야 한다.

감정의 폭이 큰 히스테리성 환자는 때로는 위협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한다. 의사가 전반적인 문제를 점검해주는 것이 위협에 맞서거나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경계성 환자는 겁먹은 아이와 같은 심리상태를 보인다. 이러한 환자들은 입원할 경우 의료진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가르는 경향이 있어 커뮤니케이션을 한 사람으로 통일하는 것이 좋다.

교육 수준이 높고 고위직인 환자들은 자기애가 강하다. 수많은 환자 중 하나로 대하면 비참해하기 때문에 환자의 특별함을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환자의 대화를 이해했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전문용어를 남용하고,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특별한 성격유형의 환자에게서는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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