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들어도 감염” 에볼라 공포 급속 확산

 

물체의 표면에서도 생존해

에볼라 바이러스(에볼라 출혈열) 감염자가 9000여명, 사망자는 4500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에볼라 공포가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의료 선진국인 미국에서조차 공포감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포를 의미하는 ‘피어(fear)’와 에볼라를 합친 ‘피어 볼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미국인들은 “가장 큰 공포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아는 정보는 모두 공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렇게 에볼라 바이러스를 막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생명과학자 커뮤니티인 ‘브릭(BRIC)’ 뉴스레터에 게재된 ‘Q&A:에볼라 바이러스, 이것만은 알아두자’라는 글을 토대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본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염을 막기 어려운 이유는?=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사람들은 “에볼라”라고 크게 말하기만 해도 질병에 걸린다고 믿고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의사들이 바이러스를 퍼뜨린다”고 비난하며 무당에게 치료를 맡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사전 예방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던 의사나 간호사들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매개체 역할을 했던 적이 있을 정도로 전염력이 강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염력은 어느 정도일까?=에볼라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나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와는 달리 공기를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 하지만 감염자의 체액과 직접 접촉함으로써 감염된다. 감염자의 혈액이나 토사물이 다른 사람의 점막(눈, 코, 입)에 묻을 경우에도 전염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감염 지역에서는 성관계는 물론, 키스, 악수를 하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에 의하면, 남성 환자의 경우 에볼라에서 회복되더라도 최대 7주 동안 정액을 통해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대부분의 새로운 감염자들은 환자를 간호하던 친척들이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사망한 환자를 만졌던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감염 위험도 높다. 특히 장갑, 마스크, 보호복 등의 보호 장비를 적절히 착용하지 않았거나, 사용방법을 훈련받지 않았거나, 소독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더 위험하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물체의 표면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체액으로 오염된 모든 물건들은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

증상의 진행 과정은?=미 질병통제예방본부(CDC)에 의하면,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8~10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인플루엔자와 유사하게 두통, 발열, 근육통, 인후통(목 통증), 무기력증 등이 나타나며, 때로는 발진이 생긴 후에 설사와 구토가 뒤따르기도 한다.

이후 약 절반의 환자는 증상이 악화되어 출혈이 발생한다. 피를 토하거나 피가 섞인 소변을 볼 수 있으며, 피부 밑, 눈 또는 입에서 피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출혈 때문에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보다는 몸 속 깊은 곳의 혈관이 새기 시작하면서 혈압이 급강하하면 심장, 콩팥, 간, 기타 장기들이 기능 상실 상태가 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현재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으며, 과거의 경우 치사율은 60~90%였다.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도 환자를 간호하고, 수액제와 약물을 이용하여 혈압을 유지해 주며, 면역력 약화로 인해 발생하는 감염증을 치료해 주는 것밖에 없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도 소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개발 중인 후보약물들이 있긴 하지만, 정식으로 승인받은 약물이나 백신은 없다.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25~89%, 평균 62%로 알려져 있는데 신약이 개발되면 치사율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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