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신개념 치료제 국내서 개발 단서 발견

 

에볼라 공포를 능가했던 에이즈도 오늘날 만성병에 가까워졌다. 에이즈 바이러스(HIV)의 증식을 억제하는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된 덕분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기존 에이즈 치료제와 전혀 다른 신개념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될 유전인자를 발견해 화제다.

지난 15일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윤철희 박사를 비롯한 공동 연구진이 HIV 증식을 조절하는 새로운 세포 내 단백질인 ‘NUCKS1’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은 HIV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는 ‘Tat 단백질’과 직접 결합해 HIV의 전사를 활성화시키고, 바이러스 복제를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사는 DNA를 복제해 단백질과 결합할 RNA를 생성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HIV가 잠복해 있는 세포에서 NUCKS1의 발현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도 확인됐다. 스스로 증식을 억제해 세포 안에 오랫동안 잠복하려는 HIV의 전략으로 연구진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 에이즈를 완치하기 어려운 것도 HIV가 잠복 감염해 치료제나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HIV 증식을 유도하는 새로운 전사 과정을 밝혀내 신약 개발의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박사는 “에이즈를 치료할 새로운 표적물질의 작용 기전을 밝혀냈다”고 했다. 현재 출시된 에이즈 치료제들은 HIV 증식에 필요한 효소 반응을 억제하는 제제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러스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레트로바이롤로지(Retrovirology) 최신호 온라인 판에 실렸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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