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동물 인간이 사색보다 좋아하는 것

 

어른이 되면 활동에 많은 제약이 생긴다. 체면을 차리기 위해 의젓하고 고상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자신은 바깥활동보다 조용히 혼자 보내는 시간을 선호한다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빗속에서 흙탕물을 튕기며 놀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면? 그래도 비활동적인 생활을 선호할까?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사실상 혼자 사색하는 시간보다 무언가라도 하는 시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약간의 신체적 손상을 입는 활동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연구팀이 18~77세 사이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몇 가지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사색이나 상상에 빠지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텅빈 방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지 못했다.

실험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적어도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을 만질 수 있는 정도의 활동을 할 수 있기를 원했다.

또 참가자 중 남성의 67%, 여성의 25%는 조용한 시간을 견디는 대신 차라리 본인에게 약간의 고통을 가하는 것을 선택했다. 연구팀이 약한 감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를 준비해두었는데 이들은 방안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스스로에게 이 감전 도구를 사용했다. 이들은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연구팀이 감전을 가했을 때는 이에 대해 싫은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 대학의 심리학과 티모시 윌슨 교수는 “혼자 사색하기를 즐긴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실험 결과가 놀라울 것”이라며 “실질적인 실험을 통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견디기 어려워한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실험참가자들이 실험에 참여한 시간은 불과 6~15분에 불과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생각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을 견디기 힘들어했다. 노년층의 실험참가자들마저 사색의 시간을 갖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실험 결과가 현대문명 기기나 빠른 생활속도의 탓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보다는 원래 인간은 비활동적인 생활보다 활동적인 생활을 선호하기 때문일 것으로 보았다.

윌슨 교수는 “인간의 마음은 항상 외부세계와 연관을 맺도록 설계돼 있다”며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질 때도 사실상 우리 생각의 중심은 바깥세상과 연결돼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활동적인 시간보다 활동적인 시간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Journal Science)’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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