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세포와 거미 동굴

춤추는 무녀와 Koilos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무녀가 신명나게 춤을 추고 있다. 머리에는 상투모양 군립모자를 쓰고 양팔을 쳐들고 덩실덩실 흔들어 댄다. 앞치마에는 커다란 주머니가 달려 복채를 받을 준비가 되어있다.

여성의 자궁경부 세포도말에서 흔치않게 관찰되는 것인데 분홍색은 자궁경부를 덮고 있는 표층 편평세포로 에스트로겐 호르몬에 의해 성숙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앞치마와 상투모양 군립모자의 모양이 매우 특징적이다. 상투와 복채주머니 모양은 이 편평세포의 핵들인데 크기가 정상에 비해 커져있으며 염색도 강하게 되어있어 DNA의 양이 증가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 주위가 맑아진데다 울타리를 친 것처럼 뚜렷한 경계가 있는 것은 HPV라는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나타나는 특징적인 모습이다. 병리학자들은 이 모양이 마치 동굴(Koillos = 속이 빔 또는 공동. 그리스) 같다고 하여 공동세포(Koilocyte)라고 이름을 붙였다.

한국에서 여성자궁경부암의 조기진단을 위해 병리의사들과 세포 병리사들은 현미경으로 이 세포를 찾아내려 매일 감시망을 가동하고 있다. 여성자궁경부암은 1980년대에는 한국여성에게 제일 많이 발생하는 암이었지만 2011년 국가 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7위로 떨어졌고 대부분 초기에 발견됨으로써 사망률도 매우 낮다. ‘가다실’이나 ‘서바릭스’같은 HPV 인유두종 바이러스백신 예방접종으로 이 비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묘를 갔을 때 나무위에 넓게 펼쳐진 거미줄에 이슬이 맺힌 모양이 재미있어 유심히 바라보다가 동굴을 발견했다. 빈 동굴인 줄 알았는데 주인이 안에서 손님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모양을 보면서 카페이름은 ‘Koilos’ 이고, 카페주인은 ’비정상핵 (abnormal nucleus)’, 넓게 펼쳐진 거미줄은 ‘편평세포질 (squamous cytoplasm)’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메디닷컴 관리자 kormed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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