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생리불순… 안녕 못한 2030 여성

 

저출산 극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20~30대 여성들의 건강이 안녕하지 못하다. 임산부는 자연유산, 미혼녀는 생리불순 때문에 속을 태우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자연유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09년 1만5천명에서 지난해 1만7천명으로 14% 가량 늘었다. 전체의 61%가 30대였고, 30대 미만이 29%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30대 유산율은 9% 증가한 반면, 30대 미만 유산율은 10% 가량 감소해 보편화된 30대 고령출산이 유산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결혼 평균연령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남성 32세, 여성 29세로, 10년 전에 비해 각각 2.4세, 2.6세 늘었다.

자연유산은 임신 20주 이전에 임신이 종결된 상태를 뜻한다. 사망한 태아가 자궁 내에 남아 있는 계류유산이 대부분이다. 자궁의 내막을 기계로 긁어내는 소파수술로 태아의 사체와 태반 등의 조직을 꺼내야 습관성 유산이나 불임을 막을 수 있다.

유산 후 몸조리는 출산 후 산후조리와 비슷하다. 전문의들은 “계류유산의 경우 몸조리만 잘하면 대부분 다음 임신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적절한 유산 후 관리를 받지 못하고 방치한다면 습관성유산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가임기인 미혼녀들은 생리불순이 고민이다. 지난 5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월경이 없거나 적어 진료를 받은 여성은 지난 2008년 35만8천명에서 지난해 36만4천명으로 연평균 0.4%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여성 10만명당 진료인원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가 4,298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3,347명, 40대 1,479명의 순이었다.

무월경은 과거 월경 주기의 3배가 넘는 기간이나, 6개월 이상 월경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이다. 희발월경은 35일 이상 생리주기가 지속되거나, 생리주기가 연간 4~9회 이내에 그치는 경우를 뜻한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는 “20~30대 미혼여성의 무월경과 희발월경의 주된 원인은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스트레스, 체중 감소에 의한 시상하부 장애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과거 진단법과 기준이 모호했던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호르몬 분비 조절 이상으로 생기는 복합성 질환이다. 만성 무배란으로 인한 무월경, 희발 월경, 난임, 다모증, 여드름, 비만 등을 동반한다. 실제 유병률이 10~35%로 매우 높은 편이나, 치료 방침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최근 외래에서 많이 접하는 무월경 환자들은 시험과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 단식과 지나친 운동으로 인한 극단적 체중 감소를 경험한 환자들”이라며 “스트레스의 원인이 해결되면 정상적인 생리 주기를 되찾는 경우가 많지만, 우울증이나 거식증이 뒤따르는 경우도 있어 정신건강의학과와 함께 협진할 때가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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