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이네… 술 취한 듯 잠들고 깨서도 비몽사몽

 

잠에 취해 곤드라지는 수면습관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생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술에 취한 것처럼 곯아떨어지는 사람 중 일부는 아침에 정신혼란 증세를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날 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정신상태가 혼란해진다. 각성장애로 불리는 이러한 증상은 심한 경우 자신의 몸을 다치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만든다.

스탠포드 의과대학 모리스 박사에 따르면 “정신이 혼미해지면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다”며 “이 증상을 가진 한 남성은 배에서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정신이 혼미해져 갑판에서 떨어져 사망했다”고 말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아내나 남편처럼 동침하는 상대방을 다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또 각성장애가 있는 이들은 대부분 사건 당시의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모리스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은 낮잠을 잘 때 일어날 수도 있고, 시차증이 큰 상황일 때 특히 더 쉽게 일어난다. 또 아침에 각성장애를 빈번하게 겪는 사람은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경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연구팀에 따르면 각성장애는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한다. 연구팀이 18세 이상 성인 남녀 1만9000명을 대상으로 수면습관, 각성 증후군 경험 유무, 정신질환 치료 경험 등을 조사한 결과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의 15%가 각성장애를 겪은 적이 있고, 이들 중 절반은 일주일에 한번 이상 사고를 경험했다.

또 각성장애가 있다고 응답한 실험참가자들의 84%는 다른 수면장애를 함께 동반하고 있거나 항우울제와 같은 정신질환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었다. 또 오직 1%의 응답자만이 각성장애가 있어도 별다른 수면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각성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들 중 37%는 정신적인 건강 문제도 있었다. 우울증, 조울증, 불안증, 공황장애와 같은 증상을 겪고 있는 것이다.

공동 연구원인 에모리대학 심리학과 데이비드 라이 교수는 “각성장애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며 “하지만 각성장애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어려워 환자들의 삶을 좀 더 관찰하고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환자나 의사들이 이 질환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신경질환이나 정신질환으로 오인 및 오진하는 경우가 있다. 연구팀은 각성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적절한 수면 태도와 수면 시간을 지키는 편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신경학저널(Journal Neurology)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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