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돈만 뺏나, 몸까지 망치는가” 비교 화제

 

일부 척추전문병원은 환자 돈만 뺏을 뿐만 아니라 몸까지 망치는 행위를 하고 있지만 마취통증의학과는 최소한 몸은 망가트리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근만 대한통증학회 회장(한림대 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지난 16일 ‘제4회 통증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척추전문병원이 신체마비, 배뇨장애, 성기능장애가 없는 척주질환 환자를 수술대 위에 올리는 행태는 환자 돈만 뺏을 뿐만 아니라 몸까지 망치는 행위”라며, “이에 비해 진통제, 마약성진통제, 스테로이드를 환자들에게 처방 또는 시술하는 마취통증의학과는 최소한 몸은 망가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의료 전문지 닥터W가 19일 보도했다.

통증학회가 실제 환자들의 통증치료 행태 및 척추수술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2개월 간 서울 및 수도권 소재 12개 대학병원의 마취통증의학과를 찾은 환자 13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별이나 연령이 관계없이 환자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는 통증 부위는 ‘척추’(약 58%)로 조사됐다.

또한 보건복지부 척추수술 청구건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청구된 척추수술건수 98만건 가운데, 조정된 건수가 12만9000건에 달해 조정률 13.2%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통증학회는 척추수술 10건 중 최소 1건 이상은 과잉수술로 의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척추통증을 경험한 환자 709명 가운데 약 20%는 과거 척추수술을 경험했으며, 이 가운데 약 76% 환자가 요추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35%) 또는 척추관 협착증(40.6%)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척추수술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통증’(약 57%)을 원인으로 꼽았으며, 팔이나 다리에 마비증세가 있는 등 실제 적응증에 따라 수술을 경험한 환자는 약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환자의 약 23%만이 척추수술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환자 75%는 향후 재수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통증학회가 대표적인 척추질환인 요추 추간판 탈출증에 대한 비수술 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거대 디스크를 가지고 있으며, 운동신경의 손상이 없는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평균 9개월 동안 보존적 통증치료를 지속하며 경과를 관찰한 결과 25명에서 디스크의 크기가 평균 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재항 통증학회 홍보이사는 “척추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 경우는 2~3개월간 비수술적 치료로도 통증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경우, 팔이나 다리 등 신체 기관에 마비가 발생하는 경우, 성기능 장애 또는 배뇨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로 이외의 경우에는 대부분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며, “수술은 그 자체로 기관의 퇴행을 촉진하고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등 그 자체로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수술을 지양하고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을 관리하면서 질환을 치료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7년간 척수수술을 받은 환자는 84%나 증가했으며 이는 연평균 12%나 증가한 수치이다. 주변에서도 척추통증으로 병원에 가면 수술을 권유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디스크는 잘 쉬면 저절로 호전되며 수술을 안 하는 한의사가 잘하는 것이다’라는 신회장의 주장에 날로 늘어가고 있는 척추전문병원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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