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도 손동작은 정상인처럼 인식

 

앞을 못 보는 맹인들도 정상적인 시력을 가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손동작을 인식하는 뇌 부위가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인식능력을 관할하는 신경망은 시각적인 정보 없이도 이와 같은 작업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인간의 뇌는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기능을 한다. 시각령이라고 불리는 뇌의 부위가 눈으로 보는 동작들을 인식하고 처리하는 작업을 한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이 뇌의 영역이 시각 장애인들에게도 동일하게 활성화되는지의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맹인과 정상적인 시력을 가진 사람들 모두 동일한 뇌 메커니즘에 의해 손 모양을 인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 자연과학연구기구 연구팀이 정상 시력과 시각 장애를 가진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눈을 감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손 조형물, 주전자, 장난감 차 등을 만지도록 하고 그 모양을 분별하도록 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 맹인과 정상 시력을 가진 사람들 모두 앞이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동일한 정확도로 물건을 식별하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를 이용해 그들이 물건을 식별하는 동안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주전자나 장난감 차를 만질 때와는 달리 손 조형물을 만질 때 시각 장애인과 정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동일한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뇌 부위는 시각적 경험과는 별도로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연구팀은 시각적 경험에 의존해 활성화 신호를 보내는 뇌 부위는 따로 있다는 점 역시 발견했다. 이 부위는 손 조형물의 모양을 인식할 때 그 기능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료 키타다 교수는 “시각 장애인들은 그들이 어렸을 때 시각을 잃었다 해도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발달 심리학은 정상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기준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맹인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손동작을 이해하고 학습하는지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상 시각을 가진 사람들뿐 아니라 시각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발달 심리학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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