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걸음걸이가… 관절 건강 확인하는 법

진료의 첫 단계는 문진이다. 의사도 일단 환자에게 물어 병의 윤곽과 원인을 찾는다. 그런 면에서 오랜만에 온 가족이 마주하는 추석은 부모의 건강상태를 묻고,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자식에게 아프다고 쉽게 털어놓는 부모들은 그리 많지 않다. 속병은 몰라도, 노년에 흔한 관절 질환은 곁에서 주의 깊게 지켜보면 듣지 않아도 대략 상태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좌식생활과 온돌문화에 익숙하다. 그만큼 무릎 연골이 다치기 쉬운 환경이다. 밥상 식사, 양반다리, 손 걸레질 등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생활 방식은 연골의 마모나 손상을 야기해 퇴행성관절염을 일으킨다. 퇴행성관절염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관절염 증세가 더 심해지고, 심하면 고관절 변형과 신체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어 꼼꼼히 살펴야 한다.

부모가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걸을 때 통증을 느끼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선반 등을 잡고 일어난다면 퇴행성관절염일 확률이 크다.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고, 이동 속도가 전보다 느려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무릎이 자주 붓고 다리가 O자형으로 변하는 것도 퇴행성관절염의 한 증상이다.

퇴행성관절염이 심해지면 고관절염으로 번진다. 고관절 질환은 퇴행성고관절염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대표적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조직이 죽는 질환이다. 고관절 질환은 공통적으로 조기 발견이 어렵다. 이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고 손상이 심각해진 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치료가 늦어지면 골절 등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상을 입은 노인은 1년 안에 사망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최대 5배나 높다.

부모가 양반다리를 한 채 오래 앉아있기 힘들어 한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지 뼈를 잇는 관절이다. 고관절이 손상되면 양반다리를 했을 때 통증이 심하고, 뒤뚱거리며 걷게 된다. 양다리의 길이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무릎이나 고관절 통증을 참다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우울증이나 활동력 저하로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관절건강을 점검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두면 부모의 상태를 파악하기 쉽고 조기 치료로 결과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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