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사과는 금, 저녁 사과는 독? 누가 그래?

사과는 아침에 먹으면 ‘금’, 점심에 먹으면 ‘은’, 저녁에 먹으면 ‘독’이라는 말이 있다. 사과는 오전에 먹을수록 좋다는 것인데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 사실상 신체가 건강한 사람이라면 사과를 먹는 시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사과가 저녁에 독이 된다고 말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사과에 들어있는 풍부한 식이섬유 때문이다. 저녁에 섭취한 식이섬유가 장운동을 촉진해 배변을 유도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면 사과의 섬유질이 잠을 방해할 정도로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저녁식사로 먹는 잡곡밥에도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반찬으로 먹는 다른 채소나 후식으로 먹는 사과 외의 다른 과일들 역시 섬유질이 많이 함유돼 있다. 따라서 사과가 저녁에 독이 될 정도로 장운동을 활성화시킨다는 말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사과를 저녁에 먹으면 좋지 않다고 말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과에 유기산의 일종인 사과산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사과산이 위의 산도를 높여 위벽을 자극하고 속 쓰림을 유발하거나 위산역류로 잠들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사과는 오히려 위·식도 역류질환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또 위산역류를 일으키는 음식은 고열량, 고지방 식품이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복부비만으로 복압이 상승하고 위산이 정상적으로 내려가지 못해 역류하게 된다. 따라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 개선이 오히려 위·식도 역류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사과의 당분도 저녁에는 독이라는 주장이 있다. 사과의 당분은 과당이나 포도당 같은 단순당이기 때문에 밤에 혈당을 높이고 체지방으로 쌓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과 껍질의 펙틴과 퀘르세틴이 당분흡수를 조절해 혈당을 서서히 오르게 하고 혈액 내 혈당도 떨어뜨린다.

사과는 식이섬유가 풍부할 뿐 아니라 사과의 붉은색을 내는 폴리페놀 함유량도 높은 뛰어난 항암 음식이다. 폴리페놀은 장 내 항암물질의 생산을 도와 종양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또 폴리페놀은 항노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피부 주름이 생기는 것을 지연시키고 탄력 있고 윤기 있는 피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사과의 항산화 성분은 천식 위험률을 낮추고 사과 껍질에 들어있는 우르솔릭산은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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