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해도 일단 아부…영업은 위대하다”

배지수의 병원 경영

<아들에게 배우는 영업 기술>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제 아들은 아부를 잘 합니다. 제가 볼 때 이것은 천성적으로 타고 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동네 형들이 딱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면, “우와, 형 짱이다. 딱지 어떻게 이렇게 많아?” 하면서 감탄을 하곤 합니다. 형들이 으쓱해집니다. 그래서인지 늘 동네 형들이 예뻐합니다. 학교에서 동네 형들이 항상 챙겨주니 맞고 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한번은 제 아들을 데리고 골프연습장에 갔습니다. 한참을 제가 치는 것을 보더니, “우와 아빠 짱이다.” 라고 아부를 합니다. 그 소리를 들은 저는 온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뒤 땅을 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아들에게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꽤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 깨달았습니다. 제 아들이 저에게 없는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저는 선천적으로 시기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나이가 40살이 훌쩍 넘은 지금도 철이 덜 들어서인지, 남이 나보다 잘 하는 것을 보면 시기심이 생깁니다. 제 아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남이 뭔가 잘 하는 것을 보면 자기가 신이 나나 봅니다.

지금은 저도 나이가 들고 사업을 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얘기를 해 주어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항상 칭찬을 해 주어야 좋은 직원들이 제 곁에 오래 붙어 있습니다. 거래처 분들을 만나도 기분 좋은 얘기를 해 주어야 영업이 됩니다.

지금 제가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선천적으로 시기심 많고 경쟁심 많은 사람인데, 이런 천성을 억누르고 남의 칭찬을 하다 보니, 뭔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합니다. 그래도 그렇게라도 노력하니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부하는 실력이 서서히 늘기는 하더군요.

그러나 제 아들은 그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선천적으로 타고 났기 때문입니다. 제 피 보다는 아내의 피를 물려받은 것 같습니다. 제 아내는 경쟁심 같은 게 없는 사람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좋은 거라는 식으로 여유롭게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게 저는 가끔씩 못마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성격이 인생을 살면서 적을 안 만들고,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사업을 하다 보니 영업이라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아니 영업이 전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영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부를 잘 하는 것입니다. 아부라고 하면 어감이 뭔가 나쁜 것 같지만, 사실 남을 칭찬하는 일입니다. 그 사람을 기분 좋게 해 주고, 그래서 서로 호의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은 세상을 살아가는 자산입니다.

MBA 탑스쿨이 가르치는 과목을 살펴보면, 중요한 한가지가 빠져있습니다. 영업(Sales) 입니다. 마케팅, 재무, 인사, 조직, 오퍼레이션, 회계 등등 경영의 중요한 과목은 다 다루는데, 가증 중요한 영업은 정작 커리큘럼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사업이라는 것이 비용을 써서 매출을 올리고, 매출에서 비용을 뺀 수익을 남기는 것입니다. ‘수익 = 매출 – 비용’ 의 공식이 중요합니다. 이 공식에서 살펴보면, 수익을 올리는 방법은 딱 두 가지입니다. 매출을 올리거나, 비용을 낮추거나.

매출을 올리는 과정은 마케팅과 영업입니다.

우리가 회사 내부에서 하는 재무, 인사, 조직관리, 재고관리, 생산, 구매 등은 비용을 쓰는 과정입니다.

결국 MBA 탑스쿨은 비용을 효과적으로 쓰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케팅은 매출을 올리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매출을 올리는 핵심 영역이라기 보다는 영업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은 영업활동을 지원하는 활동입니다. 결국 매출을 올리는 가장 중요한 활동은 영업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영업을 MBA 탑스쿨에서 소홀히 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은 아마 영업을 하찮게 여기는 문화 때문인 듯 합니다. 사실 우리 문화에서는 영업 하면 보험회사 영업사원을 떠올리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척이나 친구가 보험 영업을 할 때 그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보험 상품을 억지로 가입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영업사원’ 하면 뭔가 아쉬운 소리를 하는 사람, 연락이 오면 만나지 않고 피해야 하는 사람으로 인식이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업은 비즈니스를 영위하는데 있어서 가장 위대한 일입니다.

매출을 올리는 가장 최전선의 역할입니다. 영업에서 매출을 올려야 그 돈으로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월급을 받고, 모든 구매처들이 납품을 하고, 국가에 세금을 내고, 남는 돈을 투자자들이 이익으로 가져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아들의 아부를 잘 하는 천성이 부럽습니다. 아부를 잘 하는 천성을 잘 활용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훌륭한 영업 기술을 개발해서 저보다 몇 배 훌륭한 비즈니스맨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돈 많이 벌어서 효도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제가 생각하는 몇 가지 영업 팁을 소개합니다.

1. 좋은 차 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시기심이 있게 마련입니다. 자신보다 좋은 차를 타고 나타나는 사람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우는 놈에게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낡은 차를 타는 것도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기왕 사귄다면 없어 보이는 사람보다는 품위 있는 사람을 사귀고 싶은 게 인지 상정입니다.

2. 어색하더라도 아부를 일단 하는 게 좋습니다. 아부를 하는 사람 쪽에서는 아부 같아서 어색하지만, 듣는 사람은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조직을 운영해 봐서 아는데, 직원들이 아부를 하면, 이거 아부인줄 알면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고객도 마찬가지일 듯 합니다.

3. 아부를 세련되게 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진정성 있는 칭찬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관찰력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누가 봐도 그 사람이 잘 하는 것, 그런데 그 사람이 자신이 잘하는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콕 집어 얘기해 주면 효과는 배가 됩니다. 예를 들어 “상무님, 프리젠테이션 하실 때 손동작이 상당히 절제되면서도 강렬한 거 아세요? 내용도 훌륭하지만, 손동작이 프리젠테이션 효과를 배가 시키더라고요.” 라는 식으로.

4. 시시콜콜한 날씨 이야기, 공연 본 이야기, 쇼핑 이야기 등을 재미있게 2시간 이상 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정치 얘기나 성적인 농담 같은 것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웃긴 얘기를 하려고 괜히 성적인 농담을 하다가는 커리어가 한방에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코메디닷컴 관리자 kormed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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