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같은 간호사’ 쉽게 지치고 더 스트레스

 

다른 사람을 보살피고 돌보는 간호 업무는 여성 비율이 비교적 높은 직업 중 하나다. 양육하고 보살피고 헌신하는 태도는 여성성과 연결된다는 편견 때문이다. 또 간호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진심으로 타인을 사랑하고 희생할 수 있는 ‘올바른 동기’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막연한 사람들의 기대감도 높다.

하지만 미국 애크런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열망과 포부로 간호 직업을 택한 사람들은 단순히 이 직업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 이들은 직업 몰입도가 떨어지고 쉽게 에너지가 소진되고 지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부분의 업무 종사자들이 직업을 택함에 있어서 올바른 동기가 무엇인지 고려하는 경우는 드물다. 가령 자동차 정비사가 자동차만 잘 고친다면 자동차를 진짜 좋아해서 그 일을 하는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지, 정비하는데 사용되는 도구를 다루는 일 자체를 즐기는지의 여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사회학과 자넷 딜 교수는 “하지만 건강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동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간호사라는 직업은 타인을 돌보고 보살피려는 마음가짐 자체가 동기가 되어 이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오하이오 북동부 지역의 정규 간호사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동기를 가지고 간호 업무를 맡은 사람들일수록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

딜 교수는 “간호 업무는 여성의 일이라는 문화도 점점 달라질 것”이라며 “꼭 환자들에게 헌신해야 한다는 목적이 아니더라도 다른 다양한 이유로 이 직업에 매력을 느껴 간호 업무를 자신의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 이번 연구는 다양한 동기에 따라 간호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에 어떠한 차이가 벌어지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측정하지 못했다”며 “일의 동기와 실질적인 업무 수행 능력 사이의 관계를 향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국사회학회(American Sociological Association)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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