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말씀대로 스마트폰 멀리해야 할 이유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마트폰에 부정적이다. 교황청에서 청년들에게 스마트폰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독특한 메시지를 전했다. 선하고 유익한 일에 써야 할 소중한 시간을 스마트폰이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해서도 ‘행복 10계명’을 남기며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라고 했다.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만지작거리면 결코 이루기 힘든 행복이다.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 스마트폰을 멀리하라는 교황의 메시지는 역설적이다. 문명의 이기가 주는 편리만큼 빼앗기는 것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매몰된 현대인들이 빼앗기는 것들은 무엇일까. 교황은 관심과 평온, 숙고, 유연함을 지적했지만, 건강만큼 큰 것은 없다. 정신은 물론, 육체까지 스마트폰에 지배당해 골병들 수도 있다.

영유아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빠져든다. 손바닥에 들어온 작은 세상이 너무나 신기해서다. 미성숙한 소아와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등교하면 스마트폰을 수거하고 방과 후 건네주는 것이 일상이 됐다. 그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최근 여성가족부 조사를 보면 초중고생 가운데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해당하는 학생은 12%에 육박했다.

스마트폰 게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독되면 현실에서 소통 장애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들은 “스마트폰 의존도가 심해지면 우울증과 금단증상, 충동조절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기억력과 판단력이 흐려지는 이른바 ‘디지털 치매’가 유발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수면부족과 불면증을 호소할 때도 있다.

눈도 고달프다.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은 성장기 어린이의 근시를 악화시킨다.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니 눈이 피로해지고, 수정체를 움직이는 근육도 지나치게 쓰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의 유병률도 높인다. 화면을 볼 때 눈 깜박임이 줄고, 안구가 노출되는 면적이 커져 각막이 마르면서 생긴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많이 하는 청소년 10명중 1명은 안구건조증에 시달리고 있다. 노인성 망막질환인 황반변성이 유발될 위험도 있다. 의학계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을 이 질환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하고 있다.

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블랙베리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쿼티 키보드로 유명한 블랙베리폰의 이름을 딴 질환으로, 엄지가 저린 증상을 보인다. 엄지로 자판을 반복적으로 조작하면서 생기는 관절질환이다. 손목에는 손목 안쪽 신경과 힘줄이 지나는 수근관이라는 터널이 있다. 스마트폰을 오래 쓰면 손목 힘줄이 부어 이 통로가 좁아지게 된다. 이러면 손 저림이나 일시적 마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흔히 손목터널증후군이라 부른다.

작은 스마트폰을 구부정하게 들여다보니 목과 어깨, 허리도 망가지기 십상이다. 목이 일자형으로 변하는 거북목증후군과 어깨 결림은 흔하다.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 부딪히거나 넘어져 무릎관절이나 인대를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처럼 다양한 스마트폰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교황이 말한 대로 스마트폰을 놓고 우리 인생에 다른 중요한 관심거리를 찾으면 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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