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자주 하면 여드름 되레 악화된다

 

소아여드름 유병률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그 원인이다. 하지만 얼굴에 생긴 다른 피부질환과 혼돈해 잘못된 치료를 받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닭살, 비립종, 물사마귀 등의 다른 피부질환과 여드름을 혼동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치료시기를 지연시키는 경우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미우 교수는 “아이들의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성적으로 조숙해진 것이 여드름 발병률 증가의 한 원인이다”며 “여드름은 이마와 같은 T존 부위에 면포(좁쌀 여드름)와 염증성 병변(화농성 여드름)이 나타나 다른 피부질환 증상들과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닭살은 발병초기 뺨의 측면에 생기며 여드름처럼 병변이 달라지지 않고 고정된 형태를 지닌다. 구순피부염은 면포가 없고 비립종은 눈 주변에 주로 발생하며 염증성 병변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또 혈관섬유종은 사춘기 전후 주로 발생해 여드름과 혼동하기 쉬워 여드름으로 오인해 부적절한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피부에 특정 병변이 나타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검진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교수는 “환자의 나이가 어리면 성장 단계인 만큼 근골계가 성장하고 있으므로 약제에 대한 안전성이 성인보다 좁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연령에 맞는 약제를 사용하고 동반될 수 있는 증상을 고려해 장기적인 치료 플랜을 세워야 한다”며 “특히 7세 미만의 어린 나이에 여드름이 발병할 경우에는 내분비계통 질환의 동반 여부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반의약품으로 유통되고 여드름 치료제는 과산화벤조일, 살리실산 2% 등의 성분이 들어있으며 이러한 성분은 소아에 대한 안전성이 아직 확립돼 있지 않다. 따라서 부모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자기 치료는 위험하다. 또 소아여드름은 환자의 유병기간이 길기 때문에 장기 치료 전략을 세워 치료해야 흉터를 남기지 않고 치료비용 역시 절약할 수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부모들의 여드름에 대한 다음과 같은 오해가 치료시기를 지연시키는 원인이 된다.

세수를 자주하면 여드름이 없어진다= 피부는 항상 PH 산성을 유지해야 하지만 알칼리성 비누로 지나치게 자주 세수하면 피부의 약산성을 잃게 된다. 이처럼 피부 PH 균형이 깨지면 피부장벽이 망가져 이를 보완할 목적으로 표피 과증식이 일어난다. 즉 세수를 자주하면 땀구멍이 막혀 오히려 여드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로션은 바르지 않는 편이 좋다= 여드름이 났을 때 피부 유분기를 줄이기 위해 로션을 바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피부 PH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부장벽 기능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 따라서 보습제를 이용해 항상 충분한 수분을 피부에 보충시켜 주어야 한다.

유제품은 충분히 먹어야 한다= 21세기 이전까지는 연구가들이 음식과 여드름의 상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연구에서는 특정 음식이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는 이론이 정론화되고 있다. 유제품, 칼로리가 높은 음식,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음식들이 특히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음식을 먹으면 안드로젠 호르몬 분비량이 늘어나 표피와 피지선 과증식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세안은 하루에 2차례 정도로 제한하고 세수 후에는 피부보호막에 도움이 되는 보습제를 사용해야 한다. 또 하루 권장량을 초과한 유제품 섭취는 삼가야 한다”며 “자가 치료는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가장 위험한 방법이다. 여드름 발생 초기에 피부과에 방문해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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