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도 계절 따라… 여름철에 관리 철저해야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라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효경에 나온 말이니 이는 곧 효의 시작을 뜻한다. 유교적 가르침이 모발도 중시하라 했는데, 탈모로 고생한 선조들은 애간장이 탔을지도 모르겠다.

부모에 물려받은 모발도 배냇머리 그대로 평생 유지할 수 없다. 나고 자라 빠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를 생장주기라 한다. 건강한 모발의 생장주기는 보통 3~6년에 이른다. 탈모가 시작되면 생장주기가 1~3년으로 짧아진다. 모근도 약해져 모발의 굵기가 가늘어지는 연모화 현상이 동반된다. 이 때문에 모발의 밀도가 떨어지면서 머리가 빛나게 된다.

후텁지근한 여름에 탈모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모발 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자칫 소홀히 했다가는 다가 올 가을에 증세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생장기 모발은 3월에 정점을 찍은 뒤 여름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가을인 9월에 성장이 멈춰 탈락 직전의 모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최근 5년간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봐도 탈모는 계절을 탄다. 가장 흔한 남성형 탈모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4분기가 가장 많았고, 2분기가 가장 적었다. 여름철 고온과 자외선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름철 모발 관리는 탈모인들에게 곤혹스럽다. 흐르는 땀 때문에 흑채나 모자, 가발을 쓰기도 여의치 않다. 물놀이도 마찬가지다. 바닷물의 염분이나 수영장의 소독제 성분은 두피와 모발에 악영향을 미친다.

일단 일상에서 자외선으로부터 모발과 두피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외선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시간대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간다. 불가피하다면 헤어 에센스와 양산 등을 사용해 자외선이 두피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샴푸의 양도 반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피지와 땀 분비량이 많아 자주 머리를 감게 되기 때문이다.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해 머리를 말리면 모발을 보호하는 큐티클이 손상될 수 있다. 자연바람이나 선풍기를 이용해 찬바람에 말리면 더위도 덜고 탈모도 막을 수 있으니 1석2조다.

근본적인 탈모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자신의 탈모가 계절적 요인으로 일시적인지, 치료가 필요한지 가려야 한다. 모발선이 M자로 후퇴하거나 정수리의 모발이 가늘어지는 남성형 탈모라면 약물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먹는 치료제에 쓰이는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성분이 남성형 탈모의 주범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억제해 탈모 개선에 효과적이다.

미녹시딜 성분의 바르는 도포제도 혈관을 확장시켜 모발 성장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모가 심각하게 진행됐다면 자가 모발이식을 고민해볼 수도 있다. 노블라인의원 백현욱 원장은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로 판단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 후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원형탈모증에 치료 효과를 보인 성분도 새로 확인됐다. 영국의 의학전문지인 네이처메디신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학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룩솔리티니브’ 성분을 원형탈모증 환자 3명에게 5개월간 투약한 결과, 모두 모발이 다시 자랐다. 이 성분은 원래 미국과 유럽에서 골수암의 하나인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허가됐다. 연구팀이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져 탈모계의 비아그라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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