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색도 안변하고 거짓말 할 수 있는 이유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들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한다. 거짓 이야기를 가공해 마치 진실인 것처럼 담담하게 말한 적이 있거나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이처럼 대담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것일까.

거짓말은 사실상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다. ‘방사선학(Radiology)저널’에 실린 미국 템플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진실을 이야기할 때보다 거짓말을 할 때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진실을 숨기고 이야기를 왜곡한 뒤 날조된 기억을 머릿속에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짓말의 유형에 따라서도 뇌의 에너지 소모량이 달라진다. 거짓말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가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거짓이고 또 하나는 상황을 부정하는 거짓이다. 상황을 단순히 부정하는 거짓말보다는 이야기를 날조하는 거짓말이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상세한 이야기를 구성하고 묘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거짓말도 되풀이되다보면 가공시킨 이야기를 스스로 진실인 것처럼 착각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공상허언증 환자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계속해서 거짓말을 반복하면 우리 뇌는 가짜 이야기에 익숙해져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을 마치 일어난 일인 것처럼 착각하고 거짓기억을 형성하게 된다. 이와 같은 병적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짓말 탐지기로도 측정이 불가능하다.

위기의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보호본능의 일종으로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죄책감 없이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은 공상허언증과는 또 다른 병적 거짓말이다. 이들은 스스로가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스스럼없이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도가 지나친 거짓말은 결국 스스로를 덫에 가두는 상황에 이른다. 미국 노트르담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불안감, 우울감이 증폭되고 대인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거짓말을 줄이면 두통, 신경 긴장 등의 신체적 증상이 완화되고 정신적으로도 보다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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